14일 철도노조 간부 13명 경찰 자진출석
14일 철도노조 간부 13명 경찰 자진출석
  • 이가람 기자
  • 승인 2014.01.15 16:01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 체포 시도 … 7시간 진통
제2 지도부 구성 완료 … 곧 밝혀

▲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노조 지도부 자진출석 의사를 밝히고 있다. ⓒ 이가람 기자 grlee@laborplus.co.kr
14일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간부 13명이 경찰에 자진출석 했다.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10시 30분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비롯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간부 전원은 이제 자진출석을 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 철도파업은 너무나 정당하고 합법적인 투쟁이었다”면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을 억지 불법몰이로 탄압하고 징계하는 잘못된 전례는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선 안 되며, 법정에 서서 이를 당당하게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민주노총 건물 앞 인도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회를 열어 철도노조 간부들의 자진출석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들을 체포하려는 경찰 병력과의 극심한 마찰로 집회는 금방 해산해야 했다. 이에 자진출석을 하러 내려왔던 간부들은 다시 민주노총으로 들어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11시 50분 기자들에게 문자를 통해 “철도노조 지도부 출석, 민주노총 앞 경찰병력 철수할 때까지 보류함”이라고 전했다.

경찰과 취재진들은 민주노총 건물 앞에 진을 치고 철도노조 간부들이 나올 때까지 일명 ‘뻗치기’를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경찰들의 크고 작은 마찰은 계속 이어졌다.

이어 오후 3시에는 민주노총 건물 앞에서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 조계사에 1명, 민주당에 1명, 민주노총에 11명 있던 철도노조 간부 13명이 자진출두 하겠다고 밝혔고 최은철 사무처장이 용산서로 출두했다”며 “10시 30분경 민주노총에 있던 11명 간부들이 자진출두하기 위해 내려왔는데 합법적인 집회를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강제해산 시키고 지도부 체포를 시도해 5분 만에 건물 안으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정호희 대변인은 이어 “2시 30분 민주당 설훈, 신계륜 의원, 진보당 박원석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경찰 측에 의원들의 동행 하에 출두하겠다고 했는데 경찰은 강제연행을 고집했다”면서 “민주노총과 철도노조가 회의를 한 공식입장은 경찰이 병력을 철수하면 여기 있는 11명, 조계사에 있는 수석부위원장까지 바로 출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호희 대변인은 또 “출석의사를 밝힌 지도부를 모양을 구기겠다고 강제연행 하겠다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나 건물 입구를 막고 통행을 방해하는 것은 불법행위이고,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경찰 병력 철수 없이는 자진출석도 없다. 지금 즉시 경찰 병력을 멀리 빼 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오후 5시경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경찰이 철도노조 간부들을 연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회의원 동행 하에 경찰 호송차에 탑승할 것을 경찰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김명환 위원장, 고창식 교선실장, 이우백 조직실장, 임영호 조직국장 등 간부 11명은 오후 5시 10분 민주노총 건물 1층 로비에서 경찰 자진출석을 앞두고 약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명환 위원장은 “철도노조의 철도 민영화 반대 투쟁에 함께해 준 국민께 감사하다”며 23일의 기나긴 시간 동안 철도 민영화를 저지하는 힘든 투쟁을 함께 해온 철도노조 조합원 여러분,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어 “철도 노동자들은 철도 민영화를 막고 국민철도를 지키기 위해서 국민 여러분과 꼭 잡은 손 놓지 않고 변함없이 끊임없이 철도 민영화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경찰 출두 이후에도 철도노조 파업의 정당성과 철도 민영화의 부당성을 알려나가기 위해 노력할 테니 국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직후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은 설훈 민주당 국회의원 등과 경찰 호송차에 탑승해 용산경찰서로 이동했다.

한편 민주당에 있던 최은철 사무처장 겸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조계사에 있던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오후에 각각 경찰에 자진출석 했다. 이로써 지도부 공백상태가 된 철도노조는 이미 내부 논의를 거쳐 제2 지도부를 확정했고, 조만간 공식발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