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하는 이야기
웃자고 하는 이야기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4.02.0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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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줬던 분들 배려해달라고 포괄적으로 언급했을 뿐 인사 청탁은 아니다.”
- 최연혜 코레일 사장

철도파업이 일단락되자 최 사장은 여당 지도부를 찾아뵙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기자들이 이유를 캐묻자 “자기 좀 정치하고 싶은데 돌봐달라는 그런 얘기지”라고 답했다는데요. 이후 최 사장이 새누리당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 인사 청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입니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최 사장은 이와 같이 해명합니다.

‘공공부문 내부의 경쟁일 뿐 민영화는 아니다’ ‘맥주를 마시긴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노동조합 때려잡고 정치 해 보겠다는 최 사장님, 저도 비아냥거린 거지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을 한 건 아닙니다.


“청년 스스로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기성세대를 믿고 의지해서는 안 될 것.”
-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

스물여덟에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김 대표, ‘안녕들 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한 마디 훈수를 두려다가 발을 헛딛는데요. 지난해 여름 고용노동부가 방학기간 청소년 아르바이트 사업장 946곳을 근로감독한 결과 카페베네의 노동법 위반은 92.6%로 나타났습니다. 2011년에는 청년유니온이 김 대표를 임금체불로 고발하기도 했고요.

김 대표가 이 시대 청년들에게 품으라던 ‘창업가 정신(entrepreneuership)’은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단어입니다. 동양(중동지방)을 오가던 이탈리아의 무역상, 중세 이후에는 왕실이나 귀족들의 도급 공사를 맡던 건축가를 부르던 말에서 비롯됐습니다. 도적을 만나서 탈탈 털리거나 지어 놓은 성이 왕 마음에 안 차면 실비도 못 건질 만큼 사업위험성이 컸지요. 예나 지금이나 절약하기 좋은 게 인건비니 정말 죽지 않을 만큼 직원들을 쥐어짰다지요.


“개인정보는 유출되어선 안 되는 절대반지다.”
-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금융권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이젠 자주 겪어 만성이 됐는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임에도 큰 감흥이 없습니다. 그저 최근 들어 부쩍 자주 울리던 대출 안내 전화가 저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 의원은 솜방망이 처벌이 강화돼야 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엄중한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이와 같이 말했는데요.

소설 속 절대반지는 모습을 안 보이게 만들어주는 도깨비감투 같은 물건입니다. 이 반지의 힘이 있으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묘사됩니다. 남이 내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게 그렇게 강한 힘을 갖는다니 참 재밌으면서도 씁쓸하지 않습니까? 어디서 누군가 유출해서 잘 사용하고 있을 제 개인정보가 절대반지처럼 귀중한 거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