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배짱 부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똥배짱 부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 참여와혁신
  • 승인 2014.02.0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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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발생한 신용카드사들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국민들은 혹시나 자신의 개인정보도 빼돌려지지 않았을까 걱정합니다.
이번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신용카드사들에서 회원들이 탈회하거나 카드 재발급을 신청한 건수가 벌써 400만 건을 넘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국민들이 받은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렇게 온 국민이 충격과 공황상태에 휩싸여 있으니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게는 즉각 사퇴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 속된 말로 ‘똥배짱’을 부리고 있습니다. ‘사퇴’보다 ‘수습’이 먼저랍니다.
시급히 수습해야 할 일 맞습니다. 더 이상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수습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수습을 그분들에게 믿고 맡길 수가 없다는 게 문제이지요.
꼭 그분들이 있어야 수습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사퇴 문제가 회자될 즈음, 또 한 번 ‘대형폭탄’이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께서 사고를 치셨네요.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했답니다.
또 “우리가 다 정보제공에 동의해줬지 않느냐”고도 했답니다.

부총리 덕에 졸지에 우리 국민 대다수는 ‘어리석은 사람’이 돼 버렸고, 개인정보 유출의 피해자가 아니라 ‘책임자’가 돼 버렸습니다.
‘어리석은’ 제가 생각하기엔 부총리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신용카드를 써본 적이 없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으면 카드 발급 자체가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아, 그랬을 수는 있겠습니다. 워낙 높으신 분이니 자기 손으로 직접 카드를 발급받을 일이 없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 귀찮은 일은 아랫사람들이 다 챙겨줬겠지요. 어리석은 국민들이 알아듣게 말하는 것만 고민해도 머리가 아플 텐데 그런 자질구레한 일까지 직접 챙길 시간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물론 경제부총리가, 혹은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이 일부러 개인정보를 유출하라고 시킨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자리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하는 자리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라고 ‘어리석은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그분들 월급 주는 것 아닙니까?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통해 경제부총리께서는 방만경영을 손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을 통해 정말로 손봐야 할 방만한 곳이 어딘지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니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스스로에게도 그대로 들이대시기 바랍니다. 방만하게 운영됐다면 구조조정을 하시고, 해당 책임자들을 엄중하게 문책하십시오. 밥값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물러나게 하십시오.
그래야 공공기관 노동자들에게 ‘정상화’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