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비껴가기 어려운 문화재, 복원이 중요
훼손 비껴가기 어려운 문화재, 복원이 중요
  • 참여와혁신
  • 승인 2014.03.0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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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미술관·연구소 등 전문 인력 수요 늘어
문화재 보존도 문화 창조만큼 중요하다

ⓒ 문화재청
6.25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국보1호 숭례문이 단군 이래 최고로 잘산다는 오늘날 한줌 잿더미가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여기에 더해 21세기 최첨단 기술과 자재, 공법을 적용해 그야말로 완벽하게 복원된 줄로만 알았는데, 사실은 부실덩어리일지 모른다는 의혹제기는 그야말로 경악 그 자체다.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낭설이기만을 바랄 뿐이다.

문화재는 시간의 상처를 입는다. 생명체가 노화를 비껴갈 수 없듯 문화재도 서서히 광채를 잃고 훼손되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보존, 복원을 불가피한 것으로 여기고 전문가를 양성해서 대비하는 것이다.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한류와 같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상이 물려준 자랑스러운 유물을 훼손하지 않고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 숭례문 부실복원이 문화재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길 기대해본다.

문화재보존전문가

사람이 나이 들면 노화가 진행되고 질병에 취약해지듯이 문화재도 사고나 재해로 일부가 손상되기도 하고, 사람처럼 노화를 겪기도 한다. 문화재보존전문가는 문화재의 노화나 손상을 사전에 예방하고 관리하며 손상이 발생된 경우에는 당시 환경을 확인하여 복원을 위한 수리를 진행한다. 전통적으로 손상된 문화재의 복원이 주된 일이어서 복원가(Restorer)라고 했지만 복원작업보다는 손상을 예방하고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여 최근에는 보존전문가(Conservator)로 부른다.

먼저 유물이 발굴되면 문화재보존전문가들이 현장에 방문하여 흙을 함께 떠오는 등의 방법으로 유물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여 운반한다. 운반되어 온 유물을 세척하고, 사진과 X-ray촬영 등의 조사로 유물의 손상정도, 내부구조 등을 확인한다. 재질에 따라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더 이상 손상되지 않게 손상 원인을 제거하고, 안정화 및 강화 처리를 시행한다. 결손부분은 보강하고, 복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유물의 제작기법과 본래의 형상 등을 조사하여 복원한다.

문화재보존전문가는 박물관, 문화재연구소, 문화재수리업체, 보존과학업체 등에서 일하며, 보통 공개채용 한다. 금속유물, 수침목재, 목칠공예품, 회화 및 지류, 도자기 등 유물의 종류가 다양하여, 해당 유물의 관련 학과 전공자이거나 혹은 기능자, 기술자 자격을 취득한 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박물관, 전시실 등이 증가하고 있고,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국가지정문화재 수도 많아져 문화재보존전문가의 일자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예사

학예사는 큐레이터라고도 하며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소장품에 대한 관리, 전시기획, 학술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전시 목적, 유형, 규모 등을 결정하고, 자료 및 시장조사를 통해 전시기획서를 작성한다. 제작연도, 종류, 출토지역 등에 따라 소장품의 종류를 검토, 분석하여 전시 대상 소장품을 선별한다. 전시 대상 소장품의 도록과 전시 홍보자료를 제작하고 전시장의 소장품을 진열하고 관리한다. 전시개막식을 준비하는 등 전시와 관련한 업무를 총괄하며, 소장품의 수집이나 대여, 기탁 등을 기획하고 관리한다.

학예사는 전시뿐만 아니라 소장품에 대해 연구하고, 보고서 및 출판물을 발간하고, 관람객 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관리한다. 외국문화재의 국내전시 및 국내문화재의 해외전시를 기획하기도 하며, 소장품의 진품여부나 가치 등을 감정하는 것은 물론, 전시를 위해 작가 및 작품을 섭외하기도 한다.

학예사의 업무분야는 매우 광범위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설명, 소개, 설득 등의 일도 많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치밀한 성격이 적합하다. 학예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고고학과, 사학과, 미학 등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자격증으로는 준학예사, 정학예사 3급, 2급, 1급 등이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인 준학예사가 되려면 준학예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경력인정대상기관에서 소정의 실무경력을 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