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에 오른 단결력, 연맹 위상 더 높일 것
궤도에 오른 단결력, 연맹 위상 더 높일 것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4.05.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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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만에 단일후보로 재선…조직 간 소통에 주력
단위노조 역량으로 버거운 현안, 지원 체계 강화할 것
[인터뷰 1]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

ⓒ 화학노련
지난 4월 15일 열린 한국노총 화학노련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김동명 현 위원장은 대의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다시 3년간 연맹을 이끌어가게 됐다. 단독 출마했던 만큼 이와 같은 결과는 미리 예견된 것이었다. 화학노련 위원장 선거가 단일후보로 치러진 것은 3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연맹 위원장으로 보낸 지난 3년 간 소감은 어떠한가?

“단위노조 위원장으로 있을 때와는 아무래도 많이 달랐다. 3년을 정신없이 보냈다. 현장 중심으로, 산하 조직들을 돌면서 소통하는 데 무엇보다 중점을 두었다. 그 결과 연맹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쌓여가는 게 보였다. 현장과 화합, 조직 간의 단결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본다. 향후 어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산하 조직들이 연대해서 싸울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기업별 노조 체제이다 보니 현장의 투쟁이라는 게 정말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합법적인 노동조합의 투쟁도 언제나 불법으로 매도되고 있다. 노동3권이라는 게 법조문으로는 보장이 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사용자들의 견제와 고용노동부의 편향성 등 여러 가지 열악한 조건 때문에 실질적인 노동 3권의 행사가 어렵다.

그런 가운데 어렵사리 투쟁을 승리로 이끌어가도 나중에는 어떻게 되는가? 당장 이슈가 있을 때는 모르겠지만, 다시 일터로 돌아갔을 때 사용자들이 가만 놔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 집요하게 조직을 흔들고 회유하며 조합원들에게 압박을 가한다.”

산하 조직에서 상급단체에 바라는 점은 어떤 부분인가?

“연맹 산하 사업장들이 편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개별 조직들 중에 아주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는 데가 무척 많다. 큰 조직은 나름대로의 고민을 갖고 있겠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은 조직들은 단위노조의 교섭력이나 투쟁력만 갖고는 현안을 풀어내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두 가지 축에서 노력을 해야 할 거 같다. 우선 현장 조직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제도의 개선과 관련한 부분은 한국노총 차원에서 움직여야 할 부분이다. 화학노련이 일관된 입장을 가지고 한국노총을 움직여야 하는 거다. 당연히 총연맹 내에서 화학노련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이제 더 이상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이익만을 위한 투쟁을 가져가는 게 한계라고 본다. 따라서 사회적인 영향력을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그간 막연한 목표는 항상 세워왔지만, 이제는 각계각층의 조언과 자문을 수렴해서 하나하나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단위노조에서 자주 언급하는 고충 중 하나가, 한국노총이나 화학노련 차원에서 너무 원칙에 입각한 지침을 하달한다는 거다. 교섭 상황이라든지 조직이 처해 있는 입장이 제각각인데, 너무 원칙적인 지침을 하달하면 그것을 수행하기가 매우 버거운 거다. 지침대로 상황을 돌파하기엔 조직력이나 협상력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까.”

향후 연맹 차원의 주요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나?

“장기적으로 조합원들의 정치의식이나 노동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사업들은 중시돼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교육 사업들에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다. 다만 양적으로 질적으로 점차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파업 사업장이나 갈등을 겪고 있는 사업장의 지원 체계를 강화해갈 것이다. 인원이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실정으론 동시다발적으로 산하 조직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한 번에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이 안 된다.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기는 것은 실현 가능성 면에서 문제가 많겠지만, 향후 제조부문 통합 산별 추진을 위한 공감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한국노총 차원에서도 군소 회원조합의 통합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일단 함께 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연대의 경험을 통합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