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시작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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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재 기자
  • 승인 2014.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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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이 추천하는 다양한 힐링법
<참여와혁신>이 ‘일.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들
[일.탈_ 나만의 힐링을 공개한다⑪] 2014년 갈무리

<참여와혁신>에서 ‘일.탈_나만의 힐링을 공개한다’ 연재가 시작된 지 벌써 1년이 됐습니다.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를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알아보고, 우리 사회의 ‘쉼’이란 무엇인지 말하고자 싶었던 저희의 노력이 얼마나 전달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연말을 맞아 이번 호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소개했던 힐링법을 정리하고, 이를 통해 그들이 ‘일터 탈출’, ‘일상 탈출’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좀 더 직접적으로 <참여와혁신>이 ‘일.탈’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말을 해보고자 합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일.탈-나를 찾는 여행
 
“나는 그림을 통해서 나를 표현합니다.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는 것이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서 경직되는 측면이 있고, 개성을 표현하는 데 제한적이게 됩니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은 오롯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는 시간입니다. 그림이 유일하게 나를 드러낼 수 있는 통로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9월호에 소개됐던 카지노 딜러 신정석 씨가 한 말입니다. 그는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며 또 하나의 자신을 찾았다고 합니다. 그가 설명했듯, 조직사회는 때론 끊임없이 자신을 규격에 구겨 넣는 행위를 반복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는 ‘자아’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과연 자아란 관계로부터 형성되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는 자아를 잊은 채 관계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일까요?

3월호에 소개됐던 서승주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표현 할 기회가 없어요. 살사댄스를 하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표현하게 되면서 욕구가 충족되고 에너지가 생겨요. 그러다보니 일도 잘하게 되는 것 같아요.”

쥬얼리 디자이너인 그녀는 살사댄스를 통해 자신을 끊임없이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관계 속에 매몰된 자신을 발견할 때 밀려오는 허무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자기PR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사회 속에서 그녀는 살사댄스를 추고 있었습니다.

‘자아’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에 대한 복잡한 질문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나’도 자아이고, 관계로부터 분리됐을 때 찾게 되는 ‘나’ 또한 자아일 테지요. 다만 중요한 건 우리는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나’를 잊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를 잊고 살아가다보니 우리는 목적 없는 삶을 살아가며 덧없어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 두 사람의 나를 찾는 여행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묵직합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일.탈-새로운 사회를 형성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사정 때문에 RC카에서 손을 뗀 적이 있는데, 그 땐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사람들과 자주 만나 고민도 털어놓았습니다. 좋아하는 걸 함께 즐긴다는 순수한 의도로 가까워진 이들이니 편안한 거죠.”

6월호에 소개된 RC카 마니아 노제국 씨의 말입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만큼이나 순수한 욕망이 있을까요? 그 순수한 욕망은 함께 나누면 더욱 큰 유대감을 형성하고, 누군가가 그 욕망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위로받고, 위로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재미도 재미지만, 많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 어울리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보드게임의 매력입니다. 그리고 건전하면서도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논리력을 키울 수 있으니 일석다조입니다.”

10월호에 소개된 이대환 씨의 말입니다. 그는 보드게임을 직접 만들고,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자작 보드게임’ 카페의 회원 수는 1만 3천 명을 넘는다고 하는데, 역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이를 넓게 공유하며 나누는 즐거움을 즐기고 있는 것이겠죠. 앞서 밝힌 태블릿을 활용한 그림그리기와 살사댄스와는 조금 다른 방식인 것 같습니다. 노제국 씨와 이대환 씨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새로운 관계를 통해 해소하고 있었습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일.탈-무작정 시작하라
 
“우연히 동네 분들과 캠핑 얘기가 나와서 텐트만 갖고 가서 시작했어요. 캠핑을 할 때 설렘이 있는데, 어릴 적 소풍 가기 전 같은 들뜬 마음이 들어요. 이게 사회생활에 큰 활력소가 돼요.”

5월호에 소개된 송춘섭 노동부유관기관노동조합 한국장애인고용공단지부 위원장의 말입니다. 그가 처음 캠핑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히 어릴 적 추억 때문입니다. 시골 꼬맹이가 여름이면 한적한 숲 속에서 텐트를 치고 놀았던 기억이 힘든 업무에 지칠 때면 기억이 났다고 합니다. 나날이 쌓여가는 업무 속에서 쉽게 떠날 엄두를 못 냈던 그는 텐트 하나만 들고 캠핑장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물론 덕분에 두 시간 동안 텐트만 치다간 쏟아지는 비를 피하지도 못했지만, 그는 그런 기억조차 즐거운 추억이라 말합니다.

“직장도 구했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어요.”

“예전 같으면 집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했을 텐데, 자전거를 타고부턴 나와서 돌아다녀요.”

4월호에 소개된 김경민 씨와 이민철 씨도 무작정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리곤 활동범위를 점차 넓혀 서울에서 춘천까지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출·퇴근길도 새로운 여행으로 다가온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민철 씨는 자전거를 타고부턴 낚시에 ‘중독’이 되기도 하고, 맛집 탐방가로 또 다른 취미생활을 펼치고 있다고 합니다.

‘무작정’ 떠나라니요. 어쩌면 너무 무책임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저마다의 사정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때로 취미생활은 여유 있는 사람들만의 ‘사치’로 보이기도 합니다. 분명 어느 정도는 틀린 말도 아니겠죠. 하지만 ‘무작정’이란 말의 뜻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무작정 무언가를 시작해 본 적이 언제였을까요? 언제부턴가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챙기기 위해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무작정’ 피해가고 있는 건 아니었을까요. ‘시작이 반’이라는 구태의연한 표현을 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시작할 때 느낀 설렘은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일.탈-당신이 잊고 있던 어떤 것들
 
이 외에도 ‘일.탈_나만의 힐링을 공개한다’에는 직접 맥주를 만들며 스스로에게 선물을 준다는 이형 씨, 화실이라는 공간을 마음의 안식처로 삼았다는 길득희 씨, 무에타이를 하며 스트레스를 격파하던 이범우 씨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일탈을 위한 다양한 방식들이 소개됐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참여와혁신>이 ‘일탈’이란 주제를 통해 여러분에게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잊고 있던 어떤 것들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많은 것에 무감각해진 독자에게 우리 주변 사람들을 통해 ‘당신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젊은 날 아무생각 없이 호기롭게 떠났던 여행, 사생대회라도 열리면 피카소라도 된 듯 열성을 다해 붓을 휘두르던 기억, 자전거 하나로 친구들과 동네를 휘저으며 몰려다니던 시절 등등. 세상 많은 것들에 호기심을 보이던 시절 느꼈던 감정들이 어렴풋이나마 떠오른다면 이미 당신은 일탈을 할 준비가 된 것입니다.

ⓒ 참여와혁신 포토DB

기사를 통해 소개했던 것들이 일탈을 위한 준비에 조금이나마 일조했기를 바라며, 올 한해 ‘일.탈_ 나만의 힐링을 공개한다’를 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