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만 원이면 함께 살 수 있습니다!
한 달에 1만 원이면 함께 살 수 있습니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4.12.19 18:10
  • 수정 0000.00.0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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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이면 여러 미담이 언론을 장식하곤 합니다. 소외된 이웃에게 내미는 온정의 손길도 이어집니다. 이런 보도를 접하면 순간이나마 훈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다릅니다.
우리 이웃 중 누군가는 이어지는 온정의 손길 대신 그나마 유지하던 일자리에서마저 밀려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바로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의 이야깁니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노동자가 분신한 지 한 달 만에 그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경비노동자 전원에게 해고 통보를 했습니다. 계약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라지만, 실질적으론 분신으로 아파트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이유라는군요.

그 아파트만 그런 게 아닙니다. 이유는 다르지만 다른 아파트의 경비노동자들도 대량해고의 위협 앞에 놓여 있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경비노동자들은 올해까지 최저임금의 90%만 적용받습니다. 감시·단속적 업무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 근무시간 내내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감액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감액조항은 올해 말로 그 효력을 다합니다. 내년부터는 최저임금 100%를 적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러니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입주민들은 계산기부터 두드립니다.

폐쇄회로 TV를 통해 무인 경비 시스템을 적용하는 게 더 싸다는 거죠.

정확한 계산이야 아파트마다 다르겠지만, 경비노동자에게 최저임금 100%를 적용하면 입주민들이 내는 관리비는 한 가구 당 월 1만 원가량 늘어난다고 합니다.

내 돈 나가는데 아깝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그 돈이 나가는 걸 아깝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 내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나 혼자만 살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사는 아파트 경비노동자에게 수고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건 어떻겠습니까?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기에 좋은 연말이잖아요.

마침 <참여와혁신>에서는 기획기사로 어느 경비노동자 가족의 가상시나리오를 다룹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지 마시고 내 이웃의 삶이라 생각하며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노총이 직선제로 제8기 임원을 선출합니다. 민주노총 안팎의 시선이 집중됩니다.

그런데 정작 민주노총 조합원들 중에서는 임원 직선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은 모습도 종종 눈에 띕니다. 당장 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다음 지도부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은 내 조직’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참여와혁신>은 민주노총 조합원, 나아가 모든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 임원 후보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출마했는지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또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차분하게 한 해를 돌아보며 다가오는 새해를 준비하는 연말이 됐으면 합니다.

새해에도 더욱 노력하는 <참여와혁신>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