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 이상동 기자
  • 승인 2015.0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쿼트 하다 보면 건강은 기본
몸이 건강하면 삶도 일도 즐겁다
[일.탈_ 나만의 힐링을 공개한다⑫] 크로스핏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연말의 술자리가 나에게 남겨준 것은 늘어난 체중과 허리(로 생각되는) 즈음에 보이는 뱃살밖에 없는 것 같다. 평소라면 가뿐했을 움직임이 벅차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장지방이니 대사증후군이니 방송에서는 연일 무서운 이야기만 하는데 이게 다 내 얘긴가 싶다. 그래서 새해에는 운동이라도 시작해 볼까 하고 주변의 헬스장을 검색해 본다.

이번에도 작심삼일?

당연하게도 매년 새해가 되면 헬스장이 북적거린다. 새해 목표를 건강과 다이어트로 정하는 사람도 많고 운동하면 역시나 떠오르는 것은 헬스다. 헬스장의 최고 성수기는 이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몇 가지 안 되는 운동기구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눈치 싸움은 기본이고 러닝머신은 항상 인기가 많아 자리가 없다.

이런 북적거림도 잠시, 한 달을 다 못 채우고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언제 그랬나 싶게 헬스장은 다시 운동 마니아들만 모인 조용한 공간으로 돌아간다. 나오는 음악은 언제나 강렬한 비트로 쿵작거리지만 묘하게 헬스장에선 조용하고 엄숙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기구를 내려놓는 거친 쇳소리만 간간이 들려올 뿐 그렇게 새해의 작심삼일은 또 성공이다.

This is Sparta!!

요란한 음악 소리는 같다. 하지만 ‘헉헉’ 거친 숨소리와 던지고, 뛰어오르는 모습은 정신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처음에는 왜 이런 운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8년차 직장인 정혜령(34) 씨는 크로스핏(CrossFit)을 시작한 지 2주 된 초보다. 건강을 위해 핫요가도 다니고 헬스 PT도 받았었다. 그리고 이번에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크로스핏은 2009년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영화 <닌자 어쌔신>의 주인공인 비가 했던 운동으로 알려져 있고 영화 <300>에서 스파르타 전사 역할을 한 배우들이 몸을 만들기 위해 했던 운동이 바로 크로스핏이다. 비와 <300>의 배우들이 크로스핏을 하는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또한, 영화 <300>의 주인공인 레오니다스가 “This is Sparta!!”라고 외치며 페르시아의 사신을 걷어차는 장면은 영화 속 최고의 명장면이자 크로스핏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됐다. 그렇게 약 5년 사이에 크로스핏 인구는 크게 늘었다.

“박스(크로스핏 센터)에 가면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이 있어요. 동료라고 할까. 그렇다 보니 조기축구회 나가는 거랑 비슷한 느낌이에요.”

크로스핏 4년차인 모진종(33) 씨는 크로스핏의 재미가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형성과 지속적인 동기부여에 있다고 했다. 정해진 시간에 모여 팀으로 같은 운동을 한다. 가끔은 다른 사람과 짝이 되기도 하고 옆에서 보조를 맞추기도 한다. 사정이 생겨 며칠 빠지게 되면 요즘 왜 안 나오나, 바쁜 일 있나 물어보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 크로스핏을 지속하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한다.

크로스핏(CrossFit) & WOD(Workout of the Day)

크로스핏에서 하는 운동을 WOD(Workout of the Day)라 하는데, 이 WOD는 매일 구성이 바뀐다. 개인 실력에 따라 기구의 무게나 횟수 등을 조절하여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난이도 조정이 이뤄진다. 정해진 시간에 몇 세트를 하는지 체크하거나, 정해진 세트를 얼마만의 시간에 하느냐를 조정하는 식이다. 비슷한 체력을 가진 사람끼리는 서로 경쟁도 된다. 운동이 끝나면 시간이나 세트 횟수 등 기록을 남기고 다음에 같은 WOD를 하게 되면 자신의 이전 기록과 비교한다. 자신과도 경쟁이 된다.

운동을 혼자 하다 보면 운동 강도를 높이기 쉽지 않다. 트레이너에게 개인 PT를 받기 전에는 자신이 어느 정도의 강도로 운동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크로스핏은 매시간 코치가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운동을 고강도로 유지하기 쉽다. 요령이라도 피우려 하면 옆에서 보고 있던 코치가 “하나 더!” 하고 다그친다. 코치에게 유격 훈련을 받는 것이랄까. 땀을 뻘뻘 흘리며 죽어라 뛰다 보면 묘한 쾌감도 느껴진다.
크로스핏의 가격은 한 달 20만 원 정도다. 3개월에 15만 원 정도 내고 헬스장을 찾았던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제가 핫요가를 할 땐 한 달에 20만 원 정도 냈어요.”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정혜령 씨는 가격 문제가 여성들에겐 다른 운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고 했다.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인 요가나 필라테스와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편이다. 헬스장에서 개인 PT나 그룹 PT를 받는 가격과 비교해도 역시나 저렴한 편이다.

“헬스장은 기구나 시설 이용료라고 생각하지만 크로스핏은 코치가 매시간 수업을 진행하니까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가격 부담은 이해돼요.”

헬스장에 가면 트레이너에게 물어보기가 쉽지 않다. PT를 받기 전에는 트레이너에게 쉽게 다가서기 어렵다. 모진종 씨는 헬스장의 PT 영업이 심한 편이라고 했다. 트레이너와 친해지면 PT를 권유하는 일이 생긴다. 젊은 여성들에겐 더욱 심하다고 한다. 하지만 크로스핏은 개인 PT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 때문에 코치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크로스핏은 박스에 따라 코치의 교육 수준과 성향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크로스핏이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박스별 교육 방법이 일관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자세를 가르쳐 주지 못해 발생하는 부상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닥치고 스쿼트

각종 다이어트 방법과 운동 비법들이 TV와 인터넷에 소개되고 사라진다. 간헐적 단식, 타바타 체조 등 많은 비법들이 어느 순간 화제가 되지만 그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 크로스핏도 한 순간의 유행으로 봐야 할까? 많은 연예인들이 크로스핏으로 몸 관리를 하고 있고 지금도 크로스핏 박스는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일단 가서 해보는 게 중요해요. 공짜로 해 볼 수 있으니까.”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대부분의 크로스핏 박스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본인의 성향과 맞는 크로스핏 박스나 코치를 만나게 된다면 더욱 좋다. 모진종 씨는 다른 박스에서도 체험이 가능하니 체험만 다녀도 한 달은 무료로 할 수 있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크로스핏의 WOD가 어떤 것인지 구경만 해도 된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크로스핏은 개인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 지르고, 던지고, 매달리고 힘들면 드러눕기도 한다. 그만큼 행동의 제약이 적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풀린다.

최근에 건강을 위해 운동 하나만 한다면 ‘닥치고 스쿼트’라는 말이 있다. 크로스핏에서 가장 강조하는 운동이 바로 스쿼트다. 스쿼트를 기본으로 하며 다양한 WOD를 통해 근력, 유연성, 균형감을 키우고 지루함도 없앤다. 옆 사람과 함께 구르다 보면 묘한 동지애도 생긴다. 같은 시간에 운동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형성. 이것이 모진종, 정혜령 씨가 말하는 크로스핏의 최대 장점이다.

“20~30㎏까지 뺀 사람이 수두룩해요.”

모진종 씨는 다이어트에 중요한 것은 먹는 게 90%, 운동이 10%라 했다. 크로스핏을 하면 운동의 비중을 10%가 아닌 30~40%까지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3개월 정도 개인 PT를 받은 정혜령 씨는 먹는 걸 줄이지 않았더니 몸은 건강해졌는데 살은 빠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그 후 PT를 그만뒀더니 먹는 건 그대로라 살이 더 쪄서 문제였다.

먹는 것을 관리하는 방법으론 배고플 때 먹으려 하지 말고, 배부르거나 배고프지 않은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적당한 선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갑작스러운 허기로 인한 폭식을 피할 수 있다. 적당한 양을 자주 먹고 평소에 먹는 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기본 바탕이 건강이다. 설에 떡국과 명절 음식을 잔뜩 먹었다고 후회만 하지 말고 운동을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어보자. 몸이 튼튼하면 일에도 큰 도움이 된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지 않던가. 하루를 살아도 건강한 몸으로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음력 1월 1일부터 새 시작이란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