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사 연대 통해 고용 안정 확보할 것
4사 연대 통해 고용 안정 확보할 것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2.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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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협의는 물론 대화 창구도 없어
방산법 상 절차도 문제
[인터뷰] 윤종균 삼성테크윈지회장

ⓒ 이현석 객원기자 175studio@gmail.com
매각 발표 이후 현장 근무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나?

“삼성테크윈지회는 일과 근무시간을 저해하는 투쟁은 하고 있지 않다. 그만큼 회사를 사랑해 왔다. 우리의 이런 노력에 반해서 사측은 실망스러운 행동을 계속해서 취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가입 못하게 방해하는 행위들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 지난 7일에는 창원 2공장에서 창립보고대회를 열었는데, 사측에서 간부를 동원해서 누가 참석하는지 감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의 90%가 참석을 했다. 사측에서 방해를 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단결한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난 15일 판교에서 열린 집회 때 화장실 때문에 건물에 들어가려던 직원을 사측에서 막아섰다. 사전에 양해를 구했는데 그렇게 막아서니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사측에서 그 일을 문제 삼아 경고장을 보내온 상태다.”

삼성의료기기 내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메디슨과의 합병 소문이 돌고 있는데, 삼성테크윈 내에서는 전혀 매각 사실을 몰랐었나?

“우리도 지난해 11월 26일에 매스컴을 통해서 매각 발표를 들었다. 사장들이 대부분 자기들도 몰랐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물밑 작업이 길게는 1년에서 짧게는 몇 개월 전부터 있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서 나오고 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회사와 일절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 우리가 접하는 것은 언론을 통하거나 연대 중인 관계사에서 정보를 듣는 것이 고작이다.”

현재 삼성테크윈에는 금속노조 산하의 삼성테크윈지회와 상급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는 삼성테크윈노동조합이 있다. 서로 대화는 잘 되고 있나?

“기업노조는 1,500~1,600여 명이고 이 중 1,000여 명이 판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1,0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창원 2, 3공장의 현장 노동자가 중심이다. 두 노조가 과반이 안 되기 때문에 대표 노조가 될 수는 없다. 공동교섭을 꾸리자고 논의를 했는데 기업노조 측에서는 반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환경이 다르니 별도 교섭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런데 기업노조에 소속된 사람들이 창원 2, 3공장에도 있는데 어떻게 별도로 교섭을 할 수 있나. 매각 철회 주장에 대해선 4사가 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삼성테크윈 내에서는 의견이 나뉜다면 맞지 않는 일 아닌가.”

삼성테크윈노동조합이 반노조 성향으로 지목되는 노무법인과 거액의 자문계약을 맺었다고 들었는데.

“노동자들이 혼자 싸우기 힘들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측을 상대로 힘 있는 협상이 될 수 있는데, 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려스러운 것이다.”

1월 초로 예상되어 있던 한화의 현장 실사 진행에 대해서 들은 바는?

“현재까지는 안 나왔다. 서류상으로 실사를 진행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1차적으로 팀장급이 한화 측과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지회는 창원을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실사를 나오게 된다면 적극 방어할 것이다. 매각을 계기로 노동조합이 출발했지만 조합원들의 열기는 무척 뜨겁다. 예상외로 많은 직원들이 조합 가입을 했다. 사측에서도 놀랐을 거다.”

일부에서는 이번 일만 잘 해결되면 노조 활동이 일회성이 그칠 수도 있다는 비판들도 나오고 있다.

“사실 기존 노동운동을 하셨던 선배들에게 죄송하다. 쉬운 표현으로는 등 따시고 배부를 때는 생각도 안 하다가 매각을 통해서 노조를 만들다 보니 좋은 시각이 아닌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부분들을 불식시키고자 노력을 많이 할 것이고, 매각 철회가 되면 그 이후 노조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다.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동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에 치중하려고 일정도 잡아 둔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난 1월 14, 15일에는 삼성테크윈지회만 투쟁했지만 17일 공동회의를 통해 매각 대상인 4사가 연대하기로 했다. 매각 철회는 각 사업장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고 이 매각을 주도한 미래전략실에서 나와야 한다.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각 사의 사장들과 논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리고 방산법에 따르면 방산업체를 매각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승인을 얻고 방위사업청과 미리 협의를 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매각을 먼저 발표한 것도 문제이다.

사실 예고 없이 매각 대상이 된 4개 계열사들을 보면서 다른 계열사에서도 두려움이 많을 것이다. 삼성의 여러 계열사에서 매각설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설이 들리고 있다. 삼성은 직원들을 한 가족이라고 말하는데 그런 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미래전략실에서 꼭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