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내는’ 2015년이 되길 바랍니다
‘풀어내는’ 2015년이 되길 바랍니다
  • 박상재 기자
  • 승인 2015.02.1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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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점차 다양한 기능을 확보하고, 널리 사용됨에 따라 덩달아 그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이 이어폰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 어디서건 동영상을 시청하고,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더라도 사람들이 많은 공공장소에선 이어폰이 없다면 사용하기가 꺼려집니다. 물론 주변 사람 신경 쓰지 않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소음을 유발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긴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어폰을 사용하다보면 그야말로 ‘짜증’이 밀려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분명 처음 주머니에 넣을 때는 깔끔하게 선을 정리했는데, 잠시 후 꺼내보면 수세미처럼 엉켜버릴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을 듣기 위해 꺼냈다가도, 엉켜있는 매듭을 굳이 풀 생각도 하지 않고, 주머니에 다시 구겨 넣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살다보면 주머니 속 이어폰과 같은 일이 수없이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분명 잘 정리해서 마무리한 줄 알았던 일이 들춰보면 엉망이 돼 있을 때가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다짐했던 몇 가지 것들도 고작 2월이 됐을 뿐인데 벌써 꼬여버려 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고민하게 됩니다. 내버려 둘 것인가, 풀어낼 것인가. 우리는 어떤 선택을 반복하며 살고 있는 걸까요? 그대로 묻어둔 채 다시 꺼내보려 하지도 않고 2016년 새해에나 다시 꺼내 들춰볼 일로 남겨두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자문해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포기하는 일일까요? 꼬여버린 무언가를 풀어내는 게 익숙한 일일까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들 속에서 수많은 일들이 꼬여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우리는 꼬이는 일은 마치 있어서는 안 될 일로 치부하고, 이를 포기하는 것이 훨씬 익숙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

주머니 속 이어폰이 꼬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어폰을 풀어낼 생각을 하지, 기존의 것을 버려둔 채 새로운 이어폰을 구매할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도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보단 이어폰을 풀어내는 태도로 많은 일들을 다시 한 번 풀어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어폰이 꼬이듯 많은 일들이 꼬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를 풀어내는 것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2015년 2월에 접어들어 새삼스레 지난날의 다짐들을 돌이켜봅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될 때마다 다짐을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저마다의 핑계로 미뤄버린 혹은 포기해버린 다짐들이 쌓여있습니다. 이미 경험했듯 새해가 주는 신선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조금 이른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혹시라도 이미 포기해버린 새해 다짐이 있다면 이 또한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다시 풀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포기하기보단 ‘풀어내려는’ 태도가 익숙해질 수 있는 해가 되길 희망하며 모두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