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지역본부 만들 것”
“혁신으로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지역본부 만들 것”
  • 하승립 기자
  • 승인 2015.03.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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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 위해선 상급단체 상관없이 연대
어려운 재정 상황에도 장학사업 지속 추진 계획
[사람]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의장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윤종해 의장은 올 2월로 임기 1년을 보냈다. 직무대행 시절 6개월까지 포함한 지난 1년6개월의 시간에 대해 얘기하면서 윤 의장이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강조한 것은 쇄신과 혁신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임 집행부가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에 연루되면서 지역본부의 위상과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위기에서 구원등판한 윤종해 의장으로서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또 보여주는데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 이상동 기자 sdlee@laborplus.co.kr

“솔직히 쉽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이라는 것이, 그리고 노총이라는 것이 참신성을 무기로 혁신해 나가야 하는데, 전 집행부가 오점을 남겼기 때문에 광주지역의 시청, 경제단체, 노동청에 이르기까지 한국노총 이야기도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윤 의장은 이미지 쇄신을 통해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로 거듭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보조금이 들어가는 사업은 작은 것부터 투명하게, 처음부터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나섰다.

사실 한국노총은 광주지역에서 그 세가 약한 편에 속한다. 기아자동차, 금호타이어 등 민주노총의 대형 노조들이 있는 반면, 한국노총은 공공, 금융, 택시, 버스 노동자들이 중심이고, 금속사업장은 거의가 기아자동차 협력업체로 영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윤 의장은 어려운 조건의 영세 사업장 노동자 자녀를 위한 장학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의무금과 보조금을 합하더라도 연 1억 남짓한 예산으로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의장 판공비였다. 월 100만 원씩, 연 1,200만 원이 책정돼 있던 판공비를 전액 장학금으로 돌렸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1년 동안 사업장별로 선정한 24명에게 1인당 50만 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 이 사업은 올해도 계속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라는 완성차업체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광주지역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양대노총의 협력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윤 의장은 상급단체에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논의 테이블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 우리가 먼저 나서서 논의를 중단했습니다. 노동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민주노총 쪽에도 폐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임시로 중단한 겁니다. 우리가 열심히 하고, 나중에 때가 되면 노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함께 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노동자 속으로, 시민과 함께

전력노조 광주전남본부장이라는 윤종해 의장의 출신이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주 혁신도시로 이주한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도 크다. 단순히 소속 사업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가족들과 떨어져 낯선 환경 속에 놓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주에는 한전을 중심으로 한전 자회사들이 이주해 왔다. 하지만 아직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해 가족과 함께 내려온 경우는 거의 없다.

“나주 혁신도시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입니다. 기반을 시설을 갖추기 위해, 또 그 전에는 광주-나주 간 버스 운행 횟수를 늘리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광주시의 관심이 더 커져야 합니다.”

윤종해 의장은 노동자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함께 시민과 함께 하는 친숙한 한국노총의 이미지를 구축하려 애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임동 노동복지관은 1층에는 요가 시설, 지하에는 체육시설을 갖춰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또 노동상담센터 인원을 늘려 어려운 단위사업장을 지원하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윤 의장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노동조합은 신념도 중요하지만 투명해야 합니다. 투명성과 원칙을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나아가고 그것을 쟁취하는 것이 노동조합입니다. 타협과 연대, 그리고 신뢰에 기반한 노사관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소박한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