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하청 이지테크 노동자, 목숨 끊어
포스코하청 이지테크 노동자, 목숨 끊어
  • 홍민아 기자
  • 승인 2015.05.11 13:35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지만 씨가 회장인 이지그룹 계열사 중 하나
"화장해서 제철소에 뿌려 달라"

▲ 2014년 3월 6일 포스코센터에서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양우권 이지테크 분회장 ⓒ 금속노조

10일 오전 7시 30분경 포스코사내하청업체 이지테크의 양우권 분회장이 자택 근처 야산 산책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하청업체인 이지테크는 이지(EG)그룹의 계열사이고, 이지그룹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씨가 회장이다.

2006년 금속노조 산하 이지테크지회 설립 이후 사측은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에게 회유와 협박으로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53명으로 시작한 노동조합에는 현재 양우권 분회장만이 남아 있었다.

양우권 분회장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2차례 해고를 당했다. 두 번째 해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2011년 4월 발생한 첫 번째 해고에 대해 순천지법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던 당시였다. 첫 번째 해고, 두 번째 해고에 대해 대법원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결이 났고, 2014년 5월 23일 사측은 복직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양 분회장이 복귀한 곳은 현장이 아닌 제철소 밖에 따로 마련된 사무실이었다. 책상 하나와 CCTV가 달린 사무실에서 2015년 1월 14일까지 대기명령 상태로 근무했다. 그리고 같은해 4월, 양 분회장이 수개월 동안 책상 앞 대기명령 상황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사무실을 촬영한 사진을 두고 사측은 보안위반 사유를 들어 정직 2개월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5월 9일 있었던 이지그룹 체육행사 때 '노동탄압 중단' 선전활동을 벌였다.

2011년 부당해고 후 3년 만에 복직했지만, 다시 1여 년의 시간 동안 홀로 사측에 맞서 항의하던 양우권 분회장은 "화장해서 제철소 1문 앞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노동탄압 중단과 열사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지역열사투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역 차원의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