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정상화 대응, 경험 살려 마무리
[사람] 임재동 한국주택금융공사지부 위원장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12월 부산 문현동에 위치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로 이전을 완료했다. 서울에서 근무하던 직원 300여 명이 일터를 옮겨 부산에서 2015년을 맞았다. 그리고 올해 4월 치러진 한국주택금융공사지부 선거에서 임재동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임재동 위원장으로부터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서울에 있던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부산으로 자리를 옮긴 지 5개월이 지났다. 조합원들은 잘 적응하고 있는가?
“공채 출신들이 증가하면서 젊은 조합원들이 많아져서 부산에 처음 와 본 이들도 많다. 회사에서 노동조합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병원과 연계해서 건강관리를 지원하고 있는데 아직은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단신부임으로 와서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조합원들도 100여 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은 정착하고 있는 단계지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생기고 있다. 특히 젊은 층들은 부산에서 결혼해서 정착해야지 하는 생각도 하고 있다.”
이주 적응에도 노력이 많이 필요한데, 업무 강도는 어떤 편인가?
“적은 인력으로 업계 최고의 생산성이라고 한다. 인원에 비해 업무량은 과하다. 수도권은 그나마 한 지사에 20여 명이 정도 근무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보통은 10여 명 내외가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금융권 전반이 그렇겠지만, 출근하면 전화 받는 일에서 시작해서 전화 받는 일로 끝난다고들 한다. 직접 대출하는 조직이 아니지만 민원이 많다. 특히 지사는 민원 대응이 많아 악성 민원인 수도 꽤 된다. 최근에는 안심전환대출을 진행하다 보니 후속 처리 업무들도 많이 생겼다.”
공공기관 정상화가 진행했는데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어떻게 됐나?
“공공기관은 대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진들과의 대화에는 한계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정부에서 지시한 가이드라인이 각 공공기관에 지침으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노사간의 독자적 교섭만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도 경영진과 협의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강하게 밀고 나갔다. 개인적으로는 욱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답답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이야기하는 편이다.
공공기관 정상화의 여파로 다른 공공기관들도 그렇듯이 우리도 복지 부분에서 많이 축소됐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쪽에서. 학자금 지원은 원래 없었기 때문에 거기서 문제된 건 없다.”
지난해 대정부 투쟁을 마무리하자마자 올해 노동조합 선거가 있었다. 같은 집행부에 있던 임원이 선거에 나왔는데 미묘한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지금도 사이가 나쁘진 않지만 각자의 의지가 있었으니 그런 모양새가 됐는데, 조합원들이 안 좋게 보긴 했다. 특별히 지난 집행 기간이나 선거 당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공공기관 정상화 투쟁으로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내가 외부에 머무른 시간이 많았다. 하반기 이후에 투쟁이 가속화 되면서 서울에 자주 올라와서 대표자들 만나서 회의하고, 국회로, 정부로 쫓아 다녔다. 선거 등록도 고민 고민 하다가 마감 전에 힘들게 마무리했다.”
선거 기간에 뭐가 가장 힘들었나?
“젊은 조합원들이 보기에도 위원장이 본사보다 외부에 있는 시간이 많다고 느꼈을 거다. 일부는 대정부 투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조합원들도 많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소통을 위한 내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에 그런 이야기들을 직접 듣기도 했다.
갈수록 공채 인원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많이 근무하게 됐다. 젊은 조합원들은 기존 세대와는 확연히 다르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그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노동조합 내 세대교체의 담론도 대두될 텐데?
“사실 상대 후보 쪽에서 들고 나온 화두이다. 젊은 세대들의 노동조합 활동이 필요하다. 이번 선거를 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에 관심 있는 이들이 만났고, 지켜보고 있다. 회사에서 가능성 있는 직원들을 키우듯 우리도 전략적으로 그 조합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노동조합 간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략이 필요하다.”
이번 임기를 시작하면서 다짐한 것은?
“작년에 공공기관 정상화 투쟁을 경험했다. 1차 추진은 소강상태지만 후속조치가 이어질 것이다. 투쟁을 이끌면서 경영진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도 해결해서 인정받기도 했다. 내가 경험을 해 봤으니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
작년에 소홀한 분회 방문도 다시 강화해서 지사들을 돌아보고 조합원들을 많이 만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 지부는 지난해 운영위원들을 다 젊은 세대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부산으로 이전한 조합원들 중에 생활환경이 바뀌고 만나는 사람들이 줄다 보니 공허함,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이들도 몇몇 있다. 자주 만나서 고민도 듣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이야기도 많이 들을 계획이다. 그리고 지난해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임기를 준비하고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