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업무 수행으로 PC 오프제 효과는 사실상 미미해
[사람] 양호윤 대한주택보증지부 위원장
올해 1월, 금융노조 대한주택보증지부 5대 임원선거에서 양호윤 후보조가 당선됐다. 지난해 9월 공기업 정상화대책 이후 위원장 제명이란 큰 홍역을 치른 대한주택보증지부이기에 양호윤 위원장은 2차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더욱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4년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대한주택보증지부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양호윤 위원장을 통해 직접 들어보았다.
부산으로 본사 이전, 어떻게 준비했는가?
“대한주택보증의 경우 본사 위주 인력 운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직원 중 2/3 가량이 부산으로 내려왔다. 약 280명으로 추산된다. 이건 조직개편이 반영된 게 아니니까, 그것까지 감안하면 300명 정도가 내려온 셈이다. 앞으로 신입사원들이 어떻게 배치될지 모르지만 그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작년에 위원장 제명 사건 이후 직무대행 역임이나 조기선거 등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신경을 가장 많이 쓴 게 지방 이전 준비였는데, 내려온 직원들에게 1인 1실을 줄 수 있도록 별도로 43개의 기숙사를 제공했고, 별도로 오피스텔을 구입한 상황이다.”
공공기관 정상화 이후 복지 같은 부분이 축소된 게 있는가?
“그나마 우리는 완충작용을 했다. 작년에 위원장이 합의할 수밖에 없던 이유가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되며 사내복지기금 출연이 안 되고, 예산을 작년에 못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올해부턴 사내복지기금 출연도 되고, 조만간 그동안 안 나왔던 상여금도 나올 것이다. 2차 공공기관 정상화는 사실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이다. 그 중 임금피크제는 올해 단협에 넣었다가 이번에 제외하기로 했으니 조합원들은 아직 체감을 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PC 오프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PC 오프제를 도입했고, 이걸 내부 평가에도 반영한다. 그런데 준비가 안 된 부분들이 노출된다. 경영진이 일을 덜 줘야 하는데, 일은 계속 남아 있는 것이다. 컴퓨터가 셧다운되면 메일로 파일을 보내고 집에서 작업하게 된다. 또 다른 문제는 공무원과 일을 하는 부분이다. 위에서 핸드폰 메시지로 업무 준비하라고 하면 안 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니 또 집에서도 업무를 놓을 수 없다. 이런 문제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
그 중에서도 공공기관의 문제가 뭐냐면 시스템을 도입하고 나서 시간 외 근무에 대해 청구할 수는 있지만,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시간 외 근무를 최소화 해달라며 예산 지침을 얘기하지만, 업무량이 변하지 않는 한 문제 해결은 쉽지 않다.”
현원 대비 업무가 과중한 편이라고 할 수 있는가?
“겉으로만 보면 업무가 과중하게 안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가 많다. 국회에서 요구하는 자료라든지, 감사 자료라든지, 국토부나 기재부에서 자료를 달라고 하면 넘겨줘야 한다. 담당 업무 외의 일이 90% 가량이다. 정부가 자료를 달라고 하면 그냥 넘길 수 있겠는가. 각 기관별로 자료를 요청해서 다시 만드는 일을 반복한다.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정부에서 자료 요청했다고 하면 준비에만 10시간이 걸린다.
영업점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본점은 거의 상시적이다. 게다가 전환배치가 있어서 기존 업무와는 다른 새로운 업무이니 더욱 과부하가 걸린다. 그렇게 열심히 일한 만큼 조직이 커진 건 있지만, 실제로 조합원들은 ‘그래서 내게 남은 게 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어떤 이슈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는가?
“임금피크제이다. 현재 큰 화두가 안 되지만 실제로는 중요한 문제이다. 정부 주도하에 성과연봉제, 일반해고 기준 완화, 취업규칙 변경이 가장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본질적으로는 그 안에 기능조정까지 섞여 있을 것이다. 이런 것들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