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반을 아시나요?

2014-03-06     참여와혁신

동교동삼거리에 위치했던 칼국수, 보쌈으로 유명했던 맛집이라죠.

그랬던 곳이 공항철도 개발구역으로 선정되면서 하루아침에 철거될 위기에 처해졌죠.

같은 운명이 된 상가세입자들과 함께 주변에 장사를 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방법을 마련해달라 이곳저곳 문을 두드려봤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건 용역깡패들의 폭력적인 철거뿐이었죠. 

결국 함께한 상가세입자들은 울분을 삭히며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하지만 두리반을 운영했던 부부는 ‘억울해서 가만히 있을수 없다’며 막혀 있는 펜스를 뚫고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근처에 가게를 열 수 있도록 해달라’라는 531일간의 농성.

두리반을 찾아온 사람들은 농성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문제를 알려내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농성의 방식은 다양했습니다. 

인디밴드들의 신나는 공연, 
시인들의 멋들어진 시낭송, 
영화감독들의 다큐멘터리 영화상영, 
종교인들의 차분한 기도회 등등

결국 요구는 받아들여졌고, 두리반은 두정거장 정도 거리에 새로 문을 열었답니다.
여전히 이곳은 맛집이죠.

언제 시간이 되시면 두리반의 야심찬 메뉴인 ‘칼국수’, ‘보쌈’을 드셔보는 건 어떨까요? 


박김형준 사진가, 예술교육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사진교육에 관심이 많아 아이들부터 장애인까지, 사진기를 통해 세상보는 일에 호기심을 가지고 꾸준히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