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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혁신을 마무리하며
2018. 07. 20 by 이동희 기자

[커버스토리] 일터혁신을 찾아서 ⑨

이번 <참여와혁신> 2018년 창간호 커버스토리가 일터혁신의 풀 스토리가 될 수는 없다. 일터혁신이 무엇인지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에게, 일터혁신이 풀어야 할 오해 속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해답을 찾고자 했다. 앞으로도 <참여와혁신>은 일터혁신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과 함께 풀어나갈 예정이다.

일터혁신에 대한 오해를 풀다

혁신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묵은 풍습,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혁신의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혁신의 대상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다시 말해, 혁신의 대상은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앞서 소개한 아디다스코리아나 배달의민족 사례처럼 공간을 바꾸는 것이 일터혁신으로 불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혁신의 사전적 의미에서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에만 지나치게 방점을 찍은 나머지 혁신을 기술혁신으로만 한정 지어 생각해왔다. 이번 일터혁신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취재원은 일터혁신을 두고 ‘일터에서 노동자를 내모는 기술혁신’을 말하는 것이냐며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일터혁신에 대한 이 같은 오해는 스마트폰, 사물 인터넷, 자율주행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전반적인 혁신이 기술혁신이라는 점과 우리의 일터에서도 혁신이 엔지니어 중심, 기술혁신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은 “진정한 혁신은 기술혁신에 사회적 혁신이 결합될 때 그 효과가 최고로 발현될 수 있다”며 “일반 노동자들이 작업장에서 얼마나 새롭고, 효율적이며 정성을 들여 그리고 개선을 해 가면서 일하느냐에 따라 그 성과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 기술혁신 : 과학기술과 공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혁신

· 사회적 혁신 : 근로자들의 작업방식, 조직의 관행, 열성과 정성, 노하우의 축적, 경험, 숙련 등 고용관계와 연계된 혁신, 마케팅 혁신, 노사관계 등 제도적 혁신

아디다스코리아 공간 변화 사례를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터에서 일어나는 혁신이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기술혁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작은 것에서부터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를 통해 지금 우리가 일하고 있는 일터를 되돌아보고, 일터혁신을 세상 밖으로 꺼내고자 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다

여전히 일터혁신에 대한 오해를 하나하나 풀기에 갈 길은 멀다. 그럼에도 일터혁신에 대한 오해를 풀고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일터혁신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숙련과 노하우 축적, 그리고 다시 일터혁신. 긍정적인 순환 고리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노사의 적극적인 참여다. 이호창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본부장은 일터혁신 안에서 노사 관계와 노사 신뢰를 강조한다.

아디다스코리아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회사의 의지로 공간 변화가 시작됐다 하더라도 공간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개별 노동자들이다. 아디다스코리아에서 만들어내는 결과물 역시 개별 노동자들이 하나하나 모여 만들어 낸 것이다. 일터혁신을 어느 한쪽의 주도가 아닌 노사가 함께 주도해 나가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느 한쪽의 주도로만 이루어진 일터혁신은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아디다스코리아는 노사가 원 팀(One Team)을 이루어 일터혁신을 일궈낸 긍정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노사발전재단에서 실시하는 일터혁신 컨설팅 역시 노사가 함께 팀을 이루어 진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노사발전재단 컨설팅의 강점은 노사가 함께 하는 참여하는 디자인팀을 만들어 컨설팅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라며 “함께 모여 의논하고 해법을 찾는 ‘공명(共鳴)’ 속에서 일터혁신 실행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나의 일터, 나의 노동

내가 몸담고 있는 나의 일터를 떠올려 보자. 만족하는 이도, 아닌 이도 있을 것이다. 일터혁신을 진행 중인 일터도, 아닌 일터도 있을 것이다. 아니라고 해서 실망하고, 상심할 필요는 없다. 작은 것에서부터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 그 시작이 내 일터와 내 노동을 돌아보는 것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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