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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정말 행복할까?
2018. 07. 20 by 강은영 기자

[커버스토리] 일터혁신을 찾아서 ⑤ 체험기_아디다스코리아

누구나 꿈의 직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다. 꿈의 직장? 그 기준은 뭘까. 최근 중요한 척도는 ‘워라밸’이다. 일과 삶의 균형. 높은 업무강도와 잦은 야근으로 개인 삶이 없어지기 보다는 적절한 근무시간과 칼퇴 가능성, 수평적인 회사 분위기는 취직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회사를 선택하는 필수 요소로 꼽힌다.

높은 연봉과 좋은 복지, 워라밸이 가능하다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린다. 공공기관이나 외국계 기업은 이런 면에서 취준생들의 높은 선호도를 얻는다. 하지만, 최근 한 기사는 외국계 기업의 실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일방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가 하면, 실질적 효과가 없는 임금 인상을 문제 삼으며 외국계 기업에 대한 환상을 무너뜨렸다. 스포츠 업계의 선두를 달리며 외국계 기업인 ‘아디다스코리아’의 실상은 어떨까?

월요병 없는 회사

월요병은 학생에게도 직장인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고질병이자 불치병이다. 길고 긴 평일을 보내고 찾아 온 짧은 주말. 쳇바퀴 같은 평일을 맞는 월요일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기 쉽지 않다. 공교롭게도 ‘아디다스코리아’를 방문한 날은 월요일이었다. 출근길 지하철, 사람들 얼굴에는 피로감이 쌓여 있었다. 회사가 위치한 강남 주변지역 직장인 표정은 하나같이 월요병을 이겨내지 못한 모습이 역력했다.

본격적인 탐방 시작은 오후 2시. 점심을 먹고 나른한 몸에 슬슬 졸음이 몰려올 시간이다. 근무하는 직원과 오피스 모습을 찬찬히 눈에 담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직원은 넓은 회의 공간에 덩그러니 혼자 앉아 이어폰을 꽂고 업무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 사람도 있지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공간에서 혼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칸막이가 있는 전형적인 한국 오피스에서 넓은 공간 홀로 앉아 업무 보는 것이 가능할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는지 궁금해 몇 차례 살펴봤지만, 흐트러짐 없이 모니터를 응시하는 모습은 의심할 필요 없이 업무에 몰두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직원들은 한 손에 노트북을 들고 동료와 미팅 장소로 가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하나같이 밝고 활기찬 표정이었다. 이 때 특이점을 발견했다. 업무에 집중하는 공간, 동료들과 대화 나누는 열린 공간은 있어도 어둡거나 무거운 분위기의 공간이 없다는 것. 아침에만 해도 월요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봤는데, 월요일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을 수 없었다.

직원들과 좌담에서 월요병이 없냐고 질문했다. 한 직원은 보통 다른 회사의 경우 월요일마다 업무 제의를 하고 회의를 하는 데 자신은 오늘 회의가 하나도 없었다며 피로감을 못 느낀다고 답했다. 월요병이 없는 회사라니. 허상이라 여겨졌던 환상 속 회사가 실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일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

직원들은 행복과 회사 만족도 질문에 망설임 없이 만족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바로 긍정적인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워라밸을 1순위로 여기는 이유는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업무 중 ‘가짜 웃음’을 짓는 모습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한다. 친구나 가족을 만나 ‘진짜 웃음’을 지을 때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 얼굴에는 어둠이 없었다. 스포츠를 좋아해 회사에 입사한 사람들이 많았다. 업무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동료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본인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틀에 박힌 업무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회사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과 다르게 오피스 안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소확행’이 소비 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취업과 내 집 마련, 결혼 등 현실에서 쉽게 성취할 수 없는 행복을 쫓기 보다는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자 하는 청년들의 소망이다. 행복을 정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누군가 정하기보다는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 정의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눈치 속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어 오피스 밖 시간에 집중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누군가 지켜본다는 압박 속에서 벗어나 마음에 드는 공간에서 일하고, 원하는 시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들의 또 하나의 행복은 ‘자유로운 오피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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