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도심 행진하며 "윤석열 정부 규탄"
민주노총, 도심 행진하며 "윤석열 정부 규탄"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02.02 02:03
  • 수정 2023.02.19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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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밴드 공연하며 도심 행진한 민주노총
"난방비 인상 반대...횡재세 도입", "노란봉투법 제정" 등 목소리 나와
2023년 민주노총 활동에 대한 기대 목소리도 들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공공요금 인상 반대와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및 윤석열 정권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공공요금 인상 반대와 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및 윤석열 정권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 노동자 2,500여명이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민주노총은 행진을 하며 ▲난방비, 전기요금, 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 반대 ▲횡재세 도입 ▲임금인상 ▲고용보장 ▲공공성 강화 등을 외쳤다.

민주노총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부터 숭례문 인근까지 두 시간가량 거리를 누볐다. 이들은 같은 시간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투쟁본부 출범식을 마치고 숭례문까지 행진해온 금속노조 조합원 약 3,000명과 도착지에서 합류한 후 행진을 마무리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최근 난방비 폭등으로 서민들이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며 "난방비뿐 아니라 전기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의 공공요금 인상을 시도하는 윤석열 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시민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선 두터운 복지가 필요하다며 공공성을 확대·강화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국회에서 계류 중인 노란봉투법 제정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나왔다. 민주노총은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며 이 법을 생소해하는 시민들을 상대로 "노란봉투법은 쟁의행위로 인한 과도한 손해배상을 막고, 하청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조건을 결정하는 원청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라고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행진을 마친 후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노동자들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심해지고 있다. 노동자를 배척하는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 민주노총이 적극 투쟁으로 정부의 탄압을 막을 것"이라며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 물가 상승에 걸맞은 임금 인상,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경제위기에 대응한 공공성 강화 등 '임금인상-고용안정-공공성 강화의 3대 요구'를 중심으로 2023년에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진의 선두에서 행진을 진두지휘한 대형 트레일러엔 인디밴드 '타카피'가 올라 노동자와 거리 위 시민을 상대로 공연을 펼쳤다. 타카피는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부터 밴드 대표곡 '치고 달려라', 김광석의 '일어나' 등 대중가요까지 다양한 곡을 연주하며 행진 분위기를 띄웠다.

노동자들은 음악과 함께 행진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이야기했다. 배호경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분회 분회장은 "노동조합 투쟁의 방식도 MZ세대 등 다양한 계층에 다가갈 수 있도록 계속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음악과 함께 즐기는 이런 축제 느낌의 투쟁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밴드 타카피는 "트레일러 위에서 하는 공연이라 색다르고, 또 어려웠다. 그래도 노동자들을 위해서 하는 공연이니 만큼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즐겁게 임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보수정권 초기이다 보니 예술가들이 이런 자리에 오는 것을 많이 꺼린다. 우리도 가끔 겁이 나지만 노동자와 함께하는 것도 예술가의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예술가들이 노동자들의 옆에 서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행진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올해 민주노총에게 노동자의 든든한 보호막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김선기 민주일반연맹 민주일반노조 교육선전국장은 "정부의 공안 탄압 등으로 민주노총에 부정적인 선입견을 품은 시민이 늘어날까 걱정된다. 시민에게 민주노총이 노동자와 시민 모두의 안녕을 위해서 노력하는 단체라는 것을 더 알리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준호 금속노조 인천지부 조직국장은 "올해는 정부의 노동 탄압에 대한 투쟁 외길뿐인 것 같다"며 총연맹에 강력한 대정부투쟁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의 2023년 활동에 다양한 기대의 말도 전했다. 강한성 IT노조 교육선전국장은 "IT업계 노조들이 여러 산별노조에 속해있다. 열악한 IT노동자들의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총연맹 차원에서 노조의 통합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승진 건설노조 서울건설지부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건설노조를 귀족노조라고 하며 탄압한다. 새벽부터 나와서 망치질하는 귀족이 어딨나. 이런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민주노총에서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위대현 교수노조 대외협력실장은 "지방대학 사정이 안 좋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방대학이 쇠락하면 그곳의 노동자뿐 아니라 주민들도 고통받지 않나. 지방대학 노동자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