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은 민주노총 탄압
민주노총, 건설노조 탄압은 민주노총 탄압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02.28 20:03
  • 수정 2023.02.28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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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결의대회 열고 건설노조에 강력한 연대 표명
건설노조 조합원 4만여 명 상경해 결의대회 참석
28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전국에서 4만여 명(건설노조 추산)의 건설노동자들이 서울에 모여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멈추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28일 오후 3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양경수, 이하 민주노총)은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결의대회는 정부가 '건폭'(건설 폭력)이라는 조어까지 만들며 건설노조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차원에서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민주노총 전체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는 메시지를 표명하는 자리였다.

결의대회엔 전국에서 4만여 명의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상경해 참석했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결의대회 시작 전인 오후 1시 30분께 종각·경찰청·경복궁역에 각자 모여 사전 결의대회를 진행한 후 숭례문까지 행진해 결의대회에 합류했다. 결의대회엔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전교조, 민주일반연맹 등 민주노총 산하 조직들이 연대투쟁 의지를 밝히며 함께 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오늘 이 자리에서 정부에게 엄중한 마지막 경고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우리는 이름 없는 '노다가꾼'이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아래에서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방치됐었다."며 "그런 환경을 바꿔오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해 온 건설노조를 깡패로 매도하는 정부의 만행을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8일 오전 서울 중구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반노동 윤석열 정권 심판!' 결의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건설노조에 강력한 연대를 약속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건설노조에 대한 정부의 전면적인 탄압에 민주노총은 모든 것을 걸고 함께 투쟁할 것"이라며 "건설노조를 지키기 위해 위원장이 가장 앞자리에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민생위기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장옥기 위원장은 "물가폭등·난방비 폭탄 등으로 민생이 위협받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수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마치 노동자들의 불법행위가 그 원인인 것처럼 연신 노동조합을 공격하는 말만 내뱉고 있다"며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다.

한편, 최근 건설노조는 이번 결의대회 외에도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정부의 압박에 적극 대응으로 나서고 있다.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건설노조는 "각 건설사에 공문을 보내 '타워크레인 월례비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또 월례비를 대가로 한 장시간 노동과 위험작업도 3월 2일부터 중단한다는 것도 밝혔다"고 이야기했다.

또 오늘(28일) 오전에도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차원의 기자회견을 통해 "건설노조는 건설현장 불법행위를 만든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건설현장 불법행위와 잘못된 관행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 건설노동자의 고용을 사수하고, 지방 건설노동자들이 거주지역에서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 조례를 만드는 일에도 적극 관여했던 것은 건설노조"라며 "이런 데도 우리가 '경제를 죽이는 독'(원희룡 장관이 건설노조를 지칭하며 사용했던 표현)이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했다. 대표단을 포함한 선두 행렬은 삼각지역 사거리에서, 나머지 집회 참가자들은 서울역 앞에서 각자 약식 집회를 진행한 후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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