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맞은 병원노동자, ‘첩첩산중’
메르스 사태 맞은 병원노동자, ‘첩첩산중’
  • 박상재 기자
  • 승인 2015.06.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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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노동, 정신적 피해에 이은 금전적 피해까지
“치료 집중할 수 있도록 병원과 정부 모두 노력해야”

메르스 사망자가 27명에 이르는 등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병원노동자들이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민간병원에선 일방적으로 직원들의 임금을 유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 의료산업노련(위원장 이수진)은 24일 성명을 통해 “현재 일부 민간병원에서는 메르스 대응을 위한 긴급의료장비 구입과 환자감소 등 병원경영난을 들어 직원들의 임금을 유보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노사 합의도 없이 병원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임금 유보를 통보하는 일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메르스로 고통 받는 의료진의 사기만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병원 노동자들은 현재 메르스 치료병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사회적인 따돌림을 받거나 병원 노동자 자녀들이 등교거부를 당하는 등 정신적인 피해를 받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의료산업노련은 현재도 힘들어하고 있는 직원들이 메르스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급 보류된 임금을 즉시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산업노련은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민간병원에 대한 피해보상과 자금 지원 등 구체적인 정부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의료산업노련은 메르스 확산이 시작되고부터 민간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진행된 '민간병원 지원확대 및 공공의료 확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중인 이수진 의료산업노련 위원장 ⓒ 의료산업노련
지난 11일에는 국회 정론관에서 ‘민간병원 지원확대 및 공공의료 확충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이수진 의료산업노련 위원장은 “민간의료기관에 방문환자가 메르스 국내발병 이후 30%대로 급감하는 등 메르스 2차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A병원의 경우 메르스 발병이후 예약취소율과 외래환자 취소율이 많게는 평상시 대비 각각 37%, 60%로 급감하였고 감소율이 가장 작은 B병원도 예약취소율과 외래환자 취소율이 각각 21%, 34% 등 정상적인 병원 운영이 위협받을 정도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 지난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의료산업노련이 밝힌 메르스 사태 후 병원예약 취소 및 외래환자 감소 현황 ⓒ 의료산업노련
권오현 의료산업노련 연대사업2국장은 “민간병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니 환자, 가족, 병원, 노동자 모두가 고통받고 있다”며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바로잡지 못한다면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이 유행한 것 이상으로 더욱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정부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의료산업노련은 25일 11시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정문 앞에서 한국노총 의료산업노련 의료지원단 파견 및 조합원 참여호소 기자회견을 갖고, 의료산업 노동자를 돕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