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지역에서 노동이 희망의 디딤돌이 되는 길
일터와 지역에서 노동이 희망의 디딤돌이 되는 길
  • 참여와혁신
  • 승인 2015.07.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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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참여와혁신>의 발행인을 맡고 있는 박송호입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경륜과 지혜가 늘고 염치가 있어진다고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죄송스럽게도 매번 부탁을 드리는 뻔뻔함만 늘어 가는 것 같습니다. 행여 기분이 상하셨다거나 불편하셨다면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와혁신>이 창간 1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많은 분께서 축하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바쁘신 가운데도 행사장을 찾아 주신 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노동언론의 발전이라는 믿음으로 도움을 주시는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님, 건물 밖에 나오질 못해 영상으로 축하와 민주노총의 고민과 역할을 말씀해 주신 한상균 위원장님 감사드립니다. 갑작스런 국회일정으로 참석을 못하신 환경노동위 위원장 김영주 의원님, 강기정, 김성태 의원님, 이기권 장관님께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아울러 경영자총협회의 박병원 회장님, 김영배 부회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물론 더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 덕에 참여와혁신이 이 자리까지 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위기라고 합니다. 양질의 일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매주 울산, 부산, 광주 등을 방문합니다. 제조업의 위기입니다. 울산에 위치한 동서석유라는 회사는 중국이 양산을 하자마자 공장이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카프로락탐을 생산하는 카프로라는 회사 역시 중국에 밀려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산업의 수도인 울산이 미국의 자동차 도시 디트로이트처럼, 영국의 조선도시 글래스고처럼 황폐화되겠다는 우려가 몇 사람만의 걱정이 아닙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두 가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산업발전의 경로에 대한 진지한 검토입니다. 국가적 자원을 총동원한 대기업 중심의 성장방식은 이제 한계에 달했습니다. 정부 주도의 방식도, 시장에 내 맡기는 방식도 위험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두 번째는 일하는 사람의 열정과 창의성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3년 TNS 조사에 의하면 한국 근로자의 애사심은 조사대상 35개국 중 34위입니다. 제 경험으로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입사할 때 애사심이 가장 높다가 갈수록 낮아지고 심지어 냉소주의자가 되고 있습니다.

2011년 세계은행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선정했습니다. 그중에서 5, 6, 14위로 선정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사회적 조절을 하는 북유럽국가들 역시 미래로 가는 길을 놓고 엄청난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조건을 만든 것은 전쟁의 쓰라린 경험입니다. 주도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 나라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정치지도자들의 현실과 현장 중시의 창조적인 리더십이 있었습니다.

노동은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합니다. 일과 일터에서 생각하는 노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터에서 자신을 확인하고 만족을 찾지 못한다면 왜곡된 방식으로 자신의 결핍을 채우려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참여와 혁신입니다. 일터와 지역공동체의 당사자로서 참여입니다. 또한 지속적인 발전과 행복을 위해 혁신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노력뿐 아니라 경영계와 현장 노동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조합, 정부의 노력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우리사회에는 뿌리 깊은 고질병이 있는 것 같습니다. 타인의 잘못과 실수가 마치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기제로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분명 책임 질 것은 져야합니다. 고칠 것은 고쳐야 합니다. 그러나 나의 대안과 과정 없는 자기 드러내기는 대화와 타협을 어렵게 합니다. 진심으로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혜택을 누리면서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우리사회의 소중한 자산인 공동체정신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을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모든 사회구성원이 물려받은 사회적 계층과 재산에 관계없이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충분히 실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는 과시적 경쟁이 강조되며 냉소주의와 유언비어가 팽배합니다.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신뢰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참여와혁신>은 노력하겠습니다. 정치적 접근이 아닌 현실과 당사자의 시각에서 시작하겠습니다. 생각하는 노동과 행복한 일터가 되도록 노, 사, 정에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방향을 찾겠습니다. 일터와 지역에서 노동이 희망의 디딤돌이 되는 길을 찾겠습니다. 노동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는 <참여와혁신>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길에 격려와 힘을 보태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