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한국노총 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 박상재 기자
  • 승인 2015.07.13 16:22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회견 이후 중앙집행위원회 열어 계획 세부논의
대화와 투쟁, 양분된 의견 어떻게 조율될까

한국노총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13일 오전 11시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지도부 천막농성 돌입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노총은 지난 6월 한 달간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7월 2일 총파업 가결 선언 이후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기로 밝힌 바 있다. 기자회견에는 김동만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각 산별 대표자, 지역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를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만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노총 투쟁은 쉬운 해고와 임금삭감, 취업규칙불이익변경, 비정규직확대 등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정부의 친재벌 반노동 정책을 저지하기 위함”이라며 천막농성의 의의를 밝혔다. 또한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이후엔 삭발식을 단행하며 투쟁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당초 계획에는 없었던 이번 삭발식에 대해 관계자는 “이전부터 내부적으로 삭발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상황에서 오늘 위원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막농성은 3개 조로 나뉘어 번갈아가며 이어갈 계획이며 동시에 7월 23일 전국 상근간부 상경투쟁, 8월 22일 노동시장구조개악 저지 총력투쟁결의대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각 한국노총 지역본부 단위에서는 지방노동청 앞에서 항의 집회를 갖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지역본부 단위에서 논의한 후 산발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김동만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가 재벌자본가의 이익만 대변하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정책을 중단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고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으로 나아간다면 언제라도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한국노총 내부적으로 정부의 가이드라인 지침 발표가 점차 미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정부의 지침이 명백히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일각에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총 조직 담당 관계자도 “현장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과 투쟁을 이어가자는 의견이 양분된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오늘 2시에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선 구체적인 투쟁 계획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대화 조건 및 방식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오후 2시부터 여주 한국노총 중앙교육원에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기로 했는데, 강훈중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 본부장은 이번 중앙집행위원회를 “간부들 간 의견 공유차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다른 한 관계자는 “‘끝장토론’ 형식으로 중앙집행위원회 간부들이 모여 향후 투쟁계획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투쟁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정부와의 대화 전개 여부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상진 한국노총 조직실장은 이번 중집에 대해 “향후 투쟁 계획과 함께 이번 회의에서 타협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5대 수용불가사항에 대한 정부 입장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타협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며 “총파업 가결 이후 천막농성까지 돌입한 상황에서 김동만 위원장도 중집에서 이러한 입장을 계속 고수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이처럼 투쟁상황실 입장에선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어떻게 논의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노총은 지난 4월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며 5대 수용불가사항(기간제 기간연장 및 파견대상 업무 확대, 휴일근로의 연장근로포함 단계적 시행 및 특별추가연장, 임금피크제 의무화, 임금체계 개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불이익견경 요건 완화를 위한 행정개입)에 대한 입장 철회가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천막에 모여 투쟁구호를 외치고 있는 한국노총 지도부 ⓒ 박상재 기자 sjpark@laborplus.co.kr

한편 한국노총은 14일 오후 두 시부터 여의도 천막농성장에서 회원조합 조직담당자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날 회의를 통해 7월 23일, 8월22일 진행되는 투쟁에 대한 세부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산별조직 단위의 천막농성 결합방식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