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마무리하며
2015년을 마무리하며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5.11.0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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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0월인데 뭘 벌써 연말 분위기를 내려고 해?”

맞습니다. 하지만 한 달씩 미리 준비해야 하는 월간지 작업을 생각하면, 매년 이맘때쯤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지, 이듬해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슬슬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올해도 많은 노동이슈들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잡아끌었고, 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중에 단연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진 사안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지난 9월 15일 89차 노사정위 본회의에서 합의문이 의결되면서, 1년여에 걸친 노, 사, 정 사회적대화가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미 논의 단계서부터 의견들이 분분했던 이슈니만큼, 합의문이 채택된 이후에도 많은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논의에 참여했던 한국노총은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라고 총평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현장에서 불거지는 걱정과 불만에 대해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 해명하고, 추후 논의될 과제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총파업’으로 난국을 돌파하려고 했던 민주노총은 오히려 빗장을 지른 모양새였습니다. 총파업이 노사정 합의보다 주요 이슈가 되지 못한 까닭은, 기대만큼 충격이 있지 않아서, 또 대중들에게 기대만큼 울림이 있지 않아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양대 노총뿐만 아니라 각 단위노조들까지 올 한해 활동을 돌아보고 정리하는 데 분주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완성차 지부를 비롯해 전공노 등 굵직굵직한 조직들이 새로이 지도부를 꾸린 민주노총은 어떤 다른 모습을 준비할지 기대가 됩니다. 노사정 논의 과정에 들어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었다’고 자평하는 한국노총이 보여줄 절치부심도 기대됩니다.

희노애락오욕이 한껏 버무려진 인간사에 비해 자연은 냉혹하고 규칙적인 변화를 보여줍니다. 늘 이맘 때 스치는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고, 북쪽의 산부터 물들다 잎새를 떨굽니다. 호젓한 가을산 오솔길이나, 낙엽 밟히는 공원이라도 걸으며 ‘가을남자’ 행세를 하기에 매년 마음이 분주합니다. 더 나아지는 모습, 조금 다른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지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