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균 위원장 조계사 자진퇴거… 경찰에 연행
한상균 위원장 조계사 자진퇴거… 경찰에 연행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5.12.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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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16일 총파업 돌입하겠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11시 20분경 조계사에서 자진퇴거했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를 빠져나가는 모습.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11시 20분경 경찰에 연행됐다. 조계사에 피신한지 24일 만이다. 경찰은 그가 조계사를 빠져나오자마자 수갑을 채우고 호송차량에 태워 그곳을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전날인 9일부터 그가 연행되기까지 상황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갔다.

9일 오후 4시 무렵, 경찰 병력이 조계사로 진입하여 이를 저지하려는 조계사 스님 및 직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민주노총은 이후 밤 9시경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긴 시간 논의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10일 오전 8시경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오후에 조계사를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 8시 30분경 민주노총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10일)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은 다시 싸우러 나간다”며, 한상균 위원장의 자진퇴거를 알렸다.

한상균 위원장은 대웅전에서 기원의 절을 한 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화쟁위원회 도법 스님을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 자진퇴거에 앞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구호를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한상균 위원장과 민주노총 임원들은 오전 10시 50분경 조계사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위원장은 “25일 동안 고통과 불편을 감내하여 주신 조계종과 조계사 스님, 신도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입을 연 뒤, 격앙된 목소리로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그는 전날(9일) 오후에 벌어졌던 경찰 병력의 조계사 진입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자신도 해고노동자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겠다며 투쟁을 벌이는 것이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실질적인 죄명”이라고 주장했다.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태운 경찰 호송차량이 조계사를 떠나는 동안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새누리당의 ‘노동5법’에 대해서는 “2년 뒤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소박한 꿈과 기회마저 없애 버리겠다는 것”이자, “합법적인 사람장사인 파견노동으로 좋은 일자리를 뺏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임시국회에서 “노동개악법안 처리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를 결정한 배경에는, 지난 6일까지만 기다려달라며 사실상 퇴거 약속을 하고도 그 시한을 넘겨 여론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 동안 불자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봤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른바 ‘노동5법’을 대표 발의한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이 야당과 노동계를 향해 TV 생중계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어떤 자리와 장소든 대정부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말로만 말고 성사시키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측은 한상균 위원장에게 도로교통법 및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외에도 ‘소요죄’를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