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성과연봉제 전면 시행' vs. '독재적, 전체주의적 발상'
'금융성과연봉제 전면 시행' vs. '독재적, 전체주의적 발상'
  • 장원석 기자
  • 승인 2016.02.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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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4급 이상 전직원에 성과연봉제 적용
'성과제 저지 위해 총파업도 불사할 것'

▲ 2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노조 간부들이 성과연봉제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 장원석 기자 wsjang@laborplus.co.kr
금융위원회는 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예탁결제원, 캠코 등 금융권 9개 공공기관 기관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 확산 간담회’를 열었다.

임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성과 중심 문화는 반드시 가야하고 또 갈 수밖에 없는 방향”이라며 “일하지 않아도, 전문성이 없어도 똑같은 대우를 받는 조직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적 고임금을 받는 금융공공기관의 역할과 책임을 감안, 보수체계는 더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 따라 현재 5급인 최하위 직급, 기능직을 제외한 4급 이상 금융공공기관 전 직원에 대해 호봉제가 폐지되고 성과연봉제가 적용된다.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 직원은 전체의 7.6%(1천327명)에서 68.1%(1만1천821명)로 기존 대비 9배 수준이다.

이러한 결정에 금융노조는 2일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 앞에서 전체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의 성과연봉제 확산을 규탄했다.

모두발언한 홍완엽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금융위가 어제 9개 금융공기업 기관장을 모아 전직원에 대해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한다. 성과연봉제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노동조합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업의 임금체계 개편에 관여하겠다는 독재적, 전체주의적 발상을 하고 있다. 정부는 무슨 조폭집단이고 금융위원회는 행동대장쯤 되는가. 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와 금융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홍 부위원장은 “정부가 성과연봉제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삼성경제연구소, 노동부에서는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을 보고서로 발표했다. 보고서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은 불가능하다, 단기적·가시적 목표에 치중한다, 팀의 협력체계를 망가트린다, 직원간 과도한 경쟁과 고용불안을 초래한다, 은행의 리스크를 키운다’고 발표했다. 금융위원회가 성과연봉제를 확산하는 이유는 해고를 쉽게 하기 위함이다. 금융노조는 총파업을 불사하는 강력한 투쟁으로 반드시 저지해내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4대 노동 입법과 2대 행정지침 시행의 적극 반대 ▲노사합의 없는 불법적 노사개입 분쇄를 위한 총력 투쟁 ▲ 금융위원회의 관치개입 규탄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 거부 등을 발표했다. 하지만 임종룡 위원장은 올해 초 “거친 개혁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금융성과주의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 금융권 노사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