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노조 분열? ‘집배노조’ 설립 선언
우정노조 분열? ‘집배노조’ 설립 선언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6.03.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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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택배 불만 누적, 직선제 부결 계기
“조합 간부 밥그릇 싸움에 현장 초토화”
▲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전국집배원투쟁본부’는 25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노조를 탈퇴해 ‘전국집배노조’를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지난 24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 및 지부장 직선제 안건의 부결 이후 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급기야 복수노조 체제가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전국집배원투쟁본부’는 25일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집배노조’를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투쟁본부 측은 집배노조 설립의 배경으로, 토요택배 재개와 인력감축, 조직 운영의 비민주성 등을 꼽았다.

투쟁본부는 “우정노조는 작년 직권조인을 통해 조합원의 근무조건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토요택배 배달을 강행했다”고 밝히며, “최근에는 조합 내 간부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소송전과 언론전이 격화되어 조합원들의 맹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삼현 우정노조 중앙집행위원(양평우체국지부, 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여는 말을 통해 “토요택배가 재개된 이후 한 달 새 2명의 동료를 잃었다”면서,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는 집배노동자들의 서러운 현실을 바꾸는 데 현재의 우정노조에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권삼현 중집위원은 “어제(24일) 우정노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직선제가 됐다면 변화를 기대했을 수도 있었다”며, “오늘 공개적으로 우정노조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최승묵 우정노조 시흥우체국지부장(투쟁본부 공동대표) 역시 우정노조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현장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인데, 우정노조는 지금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토요일 근무를 강요한 장본인은 바로 우정노조”라며 울분을 토했다.

투쟁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경인·강원·부산·강원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약 2천여 명의 우정노조 조합원이 탈퇴를 하고, 이중 300여 명의 집배원이 새 노조에 가입할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투쟁본부는 오는 4월 13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집배노조 설립 총회를 열어 규약 제정과 집행부 선출을 마치고,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를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