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은?
지난해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은?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6.04.1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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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민단체, ‘메르스 사태’ 삼성서울병원 선정
특별상에 질병관리본부 및 가습기살균제 관계사
▲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 산하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이하 제정연대)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하 캠페인단)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노동·시민단체가 뽑은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에 삼성서울병원이 선정됐다. 또 ‘특별상’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가 선정됐다.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 산하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이하 제정연대)와,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이하 캠페인단)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16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 선정식’을 열었다.

이들은 삼성서울병원을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으로 선정한 까닭에 대해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미흡한 조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 환자 격리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삼성서울병원에서만 90명의 환자가 발생한 점 ▲ 응급실 과밀화로 인해 메르스 확산을 부추긴 점 ▲ 병원인력에 대한 감염예방 조치가 미흡했던 점 등을 꼽았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날 선정식의 취지에 대해,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지만 여전히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며 “시민재해 살인기업 선정을 통해 안전사고가 없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최악의 시민재해 살인기업’에는 삼성서울병원이, 특별상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및 판매사들이 선정됐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특별상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및 판매사들이 공동으로 선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업이 아닌 국가기관이지만, 메르스 사태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 등에 안일한 대처를 했다는 이유로 특별상을 받았다.

가습기살균제 제조사 및 판매사의 경우, 146명의 이용자들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을 앓다 사망했음에도 책임회피와 사고은폐를 일삼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 대표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는 146명의 사망자 중 70%가 넘는 인원이 자사의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마땅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강 대표는 “옥시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에 관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조작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사고를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고 옥시 측을 비판했다.

제정연대와 캠패인단 측은 “옥시, 애경, 롯데쇼핑, 홈플러스, 세퓨, 신세계 이마트, 엔위드, 코스트코, GS리테일, 다이소 등 최소한 10개 기업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찰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업이 시민과 노동자의 생명, 건강을 침해하는 재난 사고를 일으킨 경우 기업의 경영책임자와 공무원, 기업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 기자회견 직후 메르스 사태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상징의식이 진행됐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한편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연대에는 민주노총과 노동건강연대, 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을 비롯한 20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또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에는 노동건강연대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에는 ‘시민재해 살인기업’과 ‘산업재해 살인기업’을 각각 나눠서 선정한다. 제정연대와 캠페인단은 오는 27일 ‘최악의 산업재해 살인기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