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텍 용역업체 난입… 농성장마저 잃나
하이텍 용역업체 난입… 농성장마저 잃나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6.04.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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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새벽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 기습 난입
늦은 밤 연대 발길 이어졌으나 농성장 진입 실패
▲ 18일 오전 4시 40분경 서울 구로구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농성장에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이 기습적으로 난입해 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끌어내고 농성장을 봉쇄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18일 오전 4시 40분경 서울 구로구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농성장에 용역업체 직원 100여 명이 기습적으로 난입해 농성 중인 조합원들을 끌어내고 농성장을 봉쇄했다.

김혜진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회 부지회장이 다급하게 “긴급. 하이텍 용역 수십 명 침탈 들어 옴. 집결 부탁드립니다”라며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인력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른 새벽이었던 탓에 이들이 연락을 제때 받지 못해 끝내 농성장을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내주고 말았다.

곧이어 오전 6시경 구로소방서 소속 소방차가 도착해 만일의 사고에 대비했다. 50여 분 정도 지난 시각 용역업체 직원들이 분말 소화기를 가지고 농성장 일대를 둘러싸면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 민주노총 산하 노조 조합원들은 18일 저녁, 봉쇄된 하이텍 구로공장 앞에서 긴급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금속노조 서울지부 남부지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벽에 벌어진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오후 2시에는 결의대회를 열어 용역업체 직원들의 기습 난입을 규탄했다.

이후 양측의 대치는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해가 질 무렵, 곳곳에서 연대의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 구로구 일대에 쏟아진 폭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0여 명의 활동가들이 집결했다.

이외에도 보건의료노조 고려수요양병원지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강원버스지부 정비사지회 조합원들이 하이텍분회에 힘을 보탰다.

오후 일정을 마치고 현장에 도착한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은 “용역깡패들이 불법 점거를 당장 풀지 않는다면 내일에는 더 많은 금속 동지들이 달려올 것”이라며 농성장을 빼앗긴 하이텍분회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 서울 금천경찰서는 경찰 병력 300여 명을 동원해 하이텍 조합원들의 공장 내 진입을 막았다. 늘어선 경찰 병력 뒤로 용역업체 직원들이 보인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하이텍분회 조합원들과 연대를 위해 도착한 타 조합원들은 오후 9시 30분경 철제 펜스를 뜯고 공장 내 진입을 시도하였으나 대기하고 있던 경찰 병력에 막혔다. 이들은 늦은 시각까지 공장 앞에서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이텍알씨디코리아 사측은 지난해 9월 15일 노조에 일방적으로 구로공장 부지 매각과 이전을 통보했다. 하이텍분회는 “공장폐쇄 음모”라며 공장 이전 예정일인 10월 12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