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이미지, 홀로그램의 세계
3차원 이미지, 홀로그램의 세계
  • 참여와혁신
  • 승인 2016.06.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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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내 영화, TV 등 2차원 이미지 교체 가능
콘텐츠 제작 외에도 기술역량 겸비해야
[직업이야기]홀로그램전문가
▲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동대문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케이팝 홀로그램 공연장인 ‘케이 라이브’에는 월드 스타 싸이의 공연을 보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연중 장사진이다. 그런데 사실은 싸이가 실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눈에 실물과 똑같이 보이는 3차원 입체 이미지, 즉 홀로그램이 주인공이다. 홀로그램은 실체는 없지만 물체로부터 반사되거나 회절되는 빛의 분포를 기록하고 재현해 실제처럼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기술이다. 홀로그램(hologram)에서 홀로(holo)란 그리스어로 ‘전체’를, 그램(gram)은 그리스어로 ‘메시지’ 혹은 ‘정보’를 의미하는데, 홀로그램은 ‘완전한 사진’을 뜻한다. 즉, 우리 눈이 사물을 볼 때 3차원 공간으로 인식하듯이 2차원 평면 사진임에도 3차원 입체로 비치는 ‘완전한 사진’이 홀로그램인 것이다.

홀로그램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완성도를 높여 실제와 유사한 영상을 만드는데 연구개발이 집중되어왔으나, 최근에는 홀로그램 기술의 활용과 적용이 활발하게 시도되는 중이다. 그 계기는 세상을 등진 미국 힙합가수 투팍(2Pac)을 홀로그램 영상으로 재현하는 시도가 2012년 5월 이루어진 후부터다. 입체감을 잘 살렸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표현한 모션 그래픽 기법이 적용된 영상은 홀로그램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한 예술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홀로그램 영상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홀로그램은 두 개의 레이저광이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효과를 이용해 3차원 입체 영상을 구현하는 방식과 특수한 매개체에 간접광을 반사시켜 얻어지는 입체영상 방식이 있는데 현시점의 상용화 단계는 후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정도면 2차원 평면에 갇혔던 영화, TV, 각종 디지털 기기, 그림 등이 3차원 공간에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홀로그램콘텐츠기획자

홀로그램콘텐츠기획자는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연, 전시, 홍보물 등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 지원하는 일을 담당한다. 홀로그램은 영화, TV와 같이 하나의 매체로 볼 수 있는데,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집에서 TV를 통해 드라마나 쇼프로를 즐기는 것과 동일하다. 홀로그램의 기술적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매체가 활용되는 공간의 특성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다. 케이팝 홀로그램공연장은 케이팝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하여 공연형태로 활용한 것인데, 홀로그램 영화 혹은 홀로그램 그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 홀로그램 콘텐츠가 주로 공연이나 전시 분야에서 활용됨에 따라 활동분야를 기준으로 홀로그램공연기획자와 홀로그램전시기획자로 나누고 있다.

홀로그램공연기획자는 케이팝홀로그램 공연처럼 홀로그램 기술을 접목하여 공연콘텐츠로 만들 주제, 내용, 구성 등을 정하여 개발진에게 의뢰하고 공연진행 전반에 대한 기획, 예산, 장소, 진행 등을 계획하고 총괄한다. 홀로그램전시기획자는 역동적인 공연과 달리 다소 정적인 전시의 주제, 내용, 구성, 공간배치 등을 정하여 개발진에게 의뢰하고 전시진행 전반에 대한 기획, 총괄업무를 담당한다. 홀로그램전시는 주로 인체, 동물, 자연, 우주,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영상을 홀로그램 기술을 적용해 실감나게 표현한다. 전시는 전체적인 주제 하에 세부적인 전시물들이 배치되고 스토리에 따라 동선을 짜야하므로 홀로그램 전시물의 기술적 완성도와 더불어 전체적인 배치와 구성에 신경써야 한다. 홀로그램 기술은 전시나 공연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시도되고 있으며 기술적인 측면과 더불어 콘텐츠화 및 활용이 강조되는 추세다. 홀로그램전시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홀로그램 기술의 특성을 이해하는 동시에 공연, 전시 콘텐츠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겸비해야 하고, 이와 더불어 기획, 관리, 운영, 재무, 협상 등 경영학적 역량도 갖출 필요가 있다.

ⓒ K Live

홀로그램디자이너

홀로그램디자이너는 홀로그램의 실제 제작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며, 콘텐츠의 주제, 구성, 기획 등이 도출되면 홀로그램 영상을 실제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일을 담당한다. 상용화한 대규모 홀로그램 공연에서는 홀로그램이라는 이름에 맞게 꾸민 영상과 빠른 화면 전환, 특수 무대장치 등을 통해 평면 영상을 홀로그램처럼 착각하도록 만든다. 즉, 2차원의 대형 투명 막에 고해상도 프로젝터로 영상을 쏘아 구현한 것으로서 진짜 홀로그램과는 거리가 있다. 진짜 홀로그램을 구현하려면 아직까지 웬만한 슈퍼컴퓨터로는 처리할 수 없는 엄청난 계산능력을 요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홀로그램 영상제악이 불가피하다.

홀로그라피의 생명은 실제와 같은 영상인데, 이를 위해서는 평면영상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빠르고 자연스러운 화면전환, 투명막 등 특수 무대장치의 설치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최대한 입체감을 살리고, 실제 공연이나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에서 테스트가 필수적이며, 완성도 높은 최종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수정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홀로그램디자이너가 되려면 홀로그램 기술의 기본이 되는 공학, 영상, 미디어 등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관련 분야 경험을 쌓는 한편 문화콘텐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홀로그램 제작을 위해서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콘텐츠기획자, 전시기획자 등의 협업이 필요하므로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