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배달하던 집배원 순직
폭우 속 배달하던 집배원 순직
  • 고연지 기자
  • 승인 2016.07.1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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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둘째 출산 앞둔 30대 가장의 죽음
우정노조, "집배인원 충원 절실"

4일 오전 11시 30분경 우편물 배달을 하던 집배원 배씨가 차량과 충돌해 사망했다. 벌써 이번년도 들어 4번째 집배원의 사망소식이다.

경상북도 청송국 현서면 청송현동우체국에서 일하는 배씨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일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동료 직원의 결혼으로 할당된 주중 배달물량이 늘어가는 상황이라 압박감이 심했다.

배씨의 오토바이가 현서면사무소에서 영천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려던 순간, 영천 방향에서 청송 방향으로 직진하던 차량과 정면충돌을 했다. 배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올해로 9년차 집배원 배씨는 4살배기 어린 아들과 다음 달에 출산예정인 부인이 있는 집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배씨가 일하는 청송현동우체국 배달 인력은 늘 부족했다. 2004년 집배통합부터 2014년까지 집배원 10명이 해당 구역을 맡았다. 2년 사이 우편물량 감소를 이유로 우편물 배달 가구 수가 늘었는데도 집배원 숫자는 오히려 7명으로 줄었다.

전국우정노동조합(위원장 김명환)는 “사고 당일 폭우가 쏟아짐에도 밀린 업무량에 쫓겨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인력이 부족한 상황 안에서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이런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5년동안 15명(2012년 5명, 2014년 2명, 2014년 3명, 2015년 2명, 2016년 3명)의 집배원이 집배업무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매년 명절을 비롯해 특별소통기간에는 늘어난 소포로 인하여 격무에 시달리며 순직·중경상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소통을 위해 특별 소통 대책을 마련·시행한다고 하지만 현업에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