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해고자 다시 농성 돌입
쌍용차해고자 다시 농성 돌입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1.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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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노동자 대상 형사처벌·손해배상 소송 규탄
▲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노동블랙리스트, 검은 거래를 부숴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민경 기자 mkkim@laborplus.co.kr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국가의 손해배상·가압류 소송 철회를 요구하며 다시 농성에 돌입했다.

1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노동블랙리스트, 검은 거래를 멈춰라'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기업이 수십 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수십억 원의 손배가압류를 거는 행태를 비판하며 이에 맞서 싸우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8년 전 함께 일하던 동료 3,000명의 정리해고에 맞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양보하고 교섭에 나섰고 투쟁을 전개해 왔다”며 “당시 정부와 자본은 정리해고는 경영권의 고유 권한이라 단체교섭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회피했고, 해고된 노동자들은 법에 명시된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생존투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94명이 구속되고, 300여 명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해고 노동자와 이들과 함께 했던 시민들에게 대한민국 정부는 100억 원의 손해배상과 가압류 소송을 냈다. 현장으로 돌아가려는 노동자들에게 동종범죄의 전과이력을 거론하면서 검찰은 끊임없이 높은 구형을 내리고 있다”며 “함께 살자고 싸우는 이들에게 파업하면 죽는다는 낙인을 찍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는 비단 쌍용자동차 기업과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번 달 말에 하이닉스와 현대차 등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손배가압류 선고가 예정돼 있다.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해당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서영섭 신부는 “2012년 9월 국회 청문회 때 쌍용차 노동자 파업을 조현오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장의 지시를 무시하고 폭력적으로 진압한 것이 밝혀졌다”며 “그러나 불법적인 직무에 대해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게 수십억의 손배가압류를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당사자들 뿐 만아니라 연대하는 사람들에게도 과도하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에 손을 잡고' 박래군 운영위원장은 “국가의 손배가압류 소송은 ‘악마의 제도’다. 국가가 기업에게도 손배가압류를 하라고 조장하는 셈”이라며 “법원은 악마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와 민주노총을 비롯해 광화문 캠핑촌, 광화문공동행동, ‘손잡고’, 영화감독 김조광수, 장기 투쟁 중인 노동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