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압박’ 코엑스노조 위원장 별세
‘구조조정 압박’ 코엑스노조 위원장 별세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3.27 17:03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명식 위원장, 21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져
노조 “무협 구조조정·노조탄압이 원인”
▲ 고 서명식 코엑스노조 위원장 ⓒ 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산하 코엑스노동조합 서명식 위원장이 지난 21일 별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운수노조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무역협회의 구조조정 강행과 노조 탄압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며, “코엑스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엑스노조에 따르면, 서 위원장은 지난 18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모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사흘 만인 21일 오후 끝내 숨을 거뒀다. 장례는 23일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 묘역에서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졌다.

(주)코엑스는 무역협회의 자회사 중 한 곳으로, 전시·컨벤션 사업 및 사무실·상가 임대업, 시설관리 등을 맡아왔다. 그러나 2000년 시설관리 부문이 외주화 된 데 이어, 2014년 상가 임대 부분이 코엑스몰(주)로 분리됐다. 이어 무역협회는 지난해 12월 (주)WTC Seoul을 설립해 사무실 임대(자산관리사업)를 분리하고, 코엑스몰(주)을 청산했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구조조정 탓에 코엑스노조 조합원들의 고용불안과 노사관계 악화가 반복됐다. 코엑스노조는 “직원에 대한 명예퇴직 강요, (주)WTC Seoul로의 전적 압박, 노조를 향한 비방이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6년 5월 무역협회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잠실지구에 ‘제2코엑스’를 건립하겠다는 전망을 내세우고, 재원 마련을 위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대대적인 자회사 손질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주)코엑스, 한국도심공항(주), (주)한국무역정보통신, 코엑스몰(주) 등 4개 자회사는 (주)코엑스, 한국도심공항(주), 한국도심공항자산관리(주), (주)한국무역정보통신, (주)WTC Seoul 등 5곳으로 재편됐다. 이에 코엑스노조를 비롯한 각 자회사 노조는 공동대응에 나서기도 했으나 무역협회 측은 구조조정을 강행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 몇 달 동안 수면장애를 겪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왔다. 유족과 코엑스노조는 무역협회 자회사 구조조정과 노사관계 악화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주)코엑스 측은 유족과의 합의에 따라 ▲고 서명식 위원장 순직 인정 ▲대표이사 사과문 게시 ▲산재승인 협조 등을 이행키로 했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오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앞에서 ‘노조탄압 분쇄, 불합리한 구조조정 중단, 책임자 처벌’ 등을 내걸고,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