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노동자와 말 통하는 정권 필요하다
[현장에서] 노동자와 말 통하는 정권 필요하다
  • 박석모 기자
  • 승인 2017.05.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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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당내 적폐도 청산해야

사회연대노동포럼은 28일 전주 지역 사업장과 농성장을 방문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격려하고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전북고속 해고 노동자 격려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이날 첫 방문지는 전북도청 앞 전북고속 해고 노동자의 농성장이었다. 지난 2010년 전북지역 버스 파업 투쟁 과정에서 해고된 정홍근 씨는 전북도청 앞에서 혼자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정홍근 씨는 “지난해 대법에서 패소해 법적으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해고 후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는 전라북도와 자본에 대해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농성의 이유를 밝혔다.

정 씨는 또 “이 싸움은 돈이 목적이 아니다. 개인의 이익을 취하지 않고 옳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라면서 “대선 이후에라도 협상테이블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연대노동포럼은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면서 “대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니 힘 내시라”고 정 씨를 격려했다.

▲ 세월호 농성장 격려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이어 전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세월호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풍남문 농성장을 찾아 농성장 지킴이를 격려한 후 전주시청 앞 환경미화원 농성장을 방문했다.

전주 지역 시민운동단체인 노동복지센터가 전주시의 환경미화 민간위탁에 입찰하면서 일반노조 조합원 4명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고 배제한 것이 발단이 돼 고용승계를 주장하며 농성을 시작한 환경미화원들은 “사용자는 과거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전력을 내세우면서 시와 담합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면서 “전북은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여당인 지역인데 이런 것들이 더불어민주당 안에 존재하는 적폐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국가적인 적폐 청산도 중요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안에 존재하는 적폐도 청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 환경미화노동자 고용승계 촉구 농성장 격려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사회연대노동포럼은 곧바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으로 이동해 현대자동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와 전주비정규직지회를 함께 만났다. 올해 임·단협 관련 대의원 수련회로 간부들 다수가 자리를 비운 가운데, 전주공장위원회 정기우 사무장은 “이번 대선은 1,600만 촛불이 만든 대선”이라며 “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고 사회구조를 바로잡아야 노동운동도 발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주비정규직지회 이병훈 지회장은 “정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하고, 현대차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는 상태”라며 “4차 산업혁명은 기존에 있던 일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대안이 뭐냐”고 질문했다.

사회연대노동포럼 윤해모 공동운영위원장은 “현대차도 이미 전기차를 만들고 있고, 라인 전체를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꾸면 기존에 있던 일자리 절반이 사라진다”면서 “개별 노사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노동자와 대화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고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회연대노동포럼 임성규 공동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막는다고 안 오지는 않는다”면서 “노동자에 의해 통제가 안 되면 대량해고가 불가피한 만큼 노동자와 노조의 힘이 필요하고, 아울러 정부가 노동자와 함께 이 문제를 대응해 나가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대선에서 노동자와 말이 통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전주공장위원회 및 전주비정규직지회 방문 ⓒ 박석모 기자 smpark@laborplus.co.kr

사회연대노동포럼은 오후에는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와 국토정보공사노조 등 전주혁신도시에 위치한 공공부문 사업장을 방문했다. 5월 1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노동절 기념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5월 2일에는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 사업장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