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고픈 장애인 누구나 일하는 사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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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5.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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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장애인고용촉진대회 개최
[리포트] 장애인고용촉진대회

2.7%와 2.62%. 전자는 지난해까지 적용된 법적 장애인의무 고용률이고, 후자는 실제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률이다.

한국은 1991년부터 ‘장애인의무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비장애인과 비교해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상시근로자 50명 이상을 고용한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해야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 2019년까지 장애인 의무고용비율을 공공기관 3.4%, 민간기관 3.1%로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의 도입과 함께 매년 열리는 행사가 있다. 바로 ‘장애인고용촉진대회’다.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장애인고용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촉구하고, 장애인고용에 이바지한 이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애인고용 촉진 기여한 28명 포상

‘꿈, 날개를 달다(Let a dream fly)’ 올해 장애인고용촉진대회의 슬로건이다. 13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2017 장애인고용촉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장애인 고용에 기여한 사업주와 업무 유공자에게 정부가 포상함으로써 장애인 고용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리기 위한 것으로, 올해로 27회를 맞이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이기영 행복누리(주) 대표이사가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전현숙 부산장애인총연합회(사) 사무처장이 산업포장을 받았다. 박재구 BGF리테일(주) 대표이사와 김만석 태건상사(주) 대표이사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국무총리 표창 4명,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20명 등 28명이 장애인 고용을 위해 노력한 공으로 포상을 받았다.

또 에스원(주), 울산과학기술원, 올 품(주), 서울의료원, 목포한국병원 총 5곳이 트루컴퍼니(장애인 고용 신뢰기업)로 선정됐다. 트루컴퍼니 선정 기준항목은 ▲장애인 채용 우대 ▲기업 내 장애인고용 분위기 조성 ▲장애인 근로환경 개선 ▲장애인 직무개발 ▲장애인 고용 유지 등이었다.

장애 특성 맞춘 훈련센터·지원 확충

박승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1990년 공단 설립 당시 0.44%에 불과했던 사업장의 장애인 고용률이 현재 2.62%로 상승했다”며 “이는 한국보다 17년이나 앞선 1974년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 등의 노력을 해온 일본의 장애인 고용률이 1.94%인 것과 비교해 보면 놀라운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한 사업주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은 장애인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나 박 이사장은 전체 기업의 절반정도는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단의 역할을 강조했다. “올해 천안과 창원에 장애인 맞춤훈련센터를 개소해 기업이 원하는 전문 장애인 인력양성에 주력하고. 발달장애인을 위한 훈련 인프라 확충과 동시에 고용복지부와 교육청과 연계한 종합적인 서비스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지원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중증장애인 고용의 여러 성공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 창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는 실질적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향상되도록 장애인이 스스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직업 훈련에 역점을 둔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내년에 설립될 수도권 남부 작업훈련을 비롯해 전국 17개 시·도에 발달장애인훈련센터를 개소할 계획을 밝혔다. 또 “2019년도 장애인 고용의무비율을 공공기관 3.4% 민간기관 3.1%로 올렸다”며 “장애인 고용이 활성화되려면 대기업의 자회사형 장애인 사업장이 확산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함께 발로 뛰겠다”고 말했다.

중증·여성 장애인 대거 고용

행복누리(주)는 LG에서 출자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LG화학(주) 내 시설관리와 서비스업을 맡는 장애인들은 미화, 세차, 카페, 안마 등 다양한 직무를 수행한다. 이기영 대표이사는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발굴하고, 채용단계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노력으로 회사의 설립 초기 30명이었던 장애인 노동자 수를 117명으로 늘렸다.

특히 중증장애인과 여성장애인 눈에 띈다. 장애인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용여건이 열악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행복누리(주)의 장애인 직원 중 중증장애인은 73%(85명)를 차지하고, 여성의 비율도 절반(52%, 61명)을 넘는다. 회사는 이들을 위해 직무개발과 시간선택근무제를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단순한 고용을 넘어 장애인의 고용안정을 위한 배려도 주목할 만하다. 장애인 근로자의 개인별 특성에 맞게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함은 물론, 직무별 전문관리자를 선임해 장애인들의 직무적응을 돕는다. 장애인 노동자의 고민을 듣기 위한 고충처리실을 운영과 비장애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애인 인식개선교육도 다른 사업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3년간 장애인 권익향상 위해 앞장

전현숙 부산장애인총연합회(사) 사무처장은 1993년 입사해 지난 23년 동안 장애인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활동을 했다. 2011년부터는 ‘부산광역시 장애인 채용박람회’ 운영을 맡았다. 이 박람회에는 최근 3년간(2014~2016년) 1,300명의 장애인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지방선거, 총선, 대선 시기마다 ‘장애인 투표 불편 신고센터’를 운영하기도 하며 장애인의 권익 향상에도 앞장 섰다. 센터를 통해 접수된 민원은 부산선거관리위원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알리고 개선을 촉구해, 장애인의 투표환경 개선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와 지역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등 장애인들의 건강을 위한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전 사무처장은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를 위해 매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동아대학고 동아리 ‘나눔’과 함께 ‘장애인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 변화 한마당’을 시작으로, 현재는 ‘지속적인 인식변화 한마당’을 열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도 11회 이상 실시했다. 현재까지 3,000명 이상의 학생이 그의 교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