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속 계기를 만들다, 노사가 함께
변화 속 계기를 만들다, 노사가 함께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7.06.08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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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주년 맞은 SC제일은행노조, 노사협력의 새 의미 모색
▲ 7일 오후 서울 중구 SC제일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 57년차 창립기념식에서 서성학 위원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박종훈 기자 jhpark@laborplus.co.kr

57년 역사 속에 국내 금융산업의 굴곡, 은행 노동조합의 성쇠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7일 오후 6시 30분, 업무를 마친 조합원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각에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위원장 서성학)의 제 57년차 노동조합 창립기념식이 본점 대강당에서 열렸다.

현 SC제일은행의 전신인 제일은행 노동조합은 지난 1960년 6월 8일 설립됐다. 국내 중추 은행으로 제일은행이 남긴 족적은 크다. 1992년에는 최초로 여행원제를 폐지하면서 남녀평등 일자리로서 본보기를 다한다.

제일은행은 1990년대 이름처럼 최고 은행으로 자리매김하며,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보다 더 많은 법인세를 내는 은행으로 이름을 떨친다. 당시의 제일은행 노동조합 조합원은 1만여 명에 육박했다.

IMF 외환위기를 맞아 제일은행 역시 변화를 맞이한다.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계 자본에 의해 인수되었다.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에 의해 인수된 이후, SC제일은행지부는 지난 2011년 65일 간의 은행권 최장기 파업의 여파를 겪는다. 아픈만큼 성숙한다고, 파업 투쟁 이후 SC제일은행 노사는 그동안의 갈등 국면에서, 노사가 협력, 상생하는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

노조 창립 57년을 맞은 이날 행사가 그랬다. 지난 2011년 파업에도 참여했던 서성학 지부 위원장은 “국가적 격랑을 헤쳐나오는 가운데, 노사는 모두에게 큰 상처를 입혔던 대립을 경험했다”며 “과거의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미래에는 좀 더 희망차고 생산적인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선언에 사측도 회답했다. 박종복 은행장은 노조 창립기념식의 축사에서 “우리 사회의 개발 시기 은행원들의 역할에 대해서 지금의 구성원들이 조금 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했으면 한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은행의 역할에 대해서 노사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노사 양 대표자는 기념사와 축사를 통해, 은행 조직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며, 중요한 지점은 노사 화합을 통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가능하다고 공언했다. 마침 노조 57주년 창립기념식이 열리던 날은, 인근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이 ‘SC제일은행역’으로 병행 표기되기로 정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