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부대’ 30년 만에 명동성당으로
‘넥타이부대’ 30년 만에 명동성당으로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6.1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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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금융노조, 6월 항쟁 30주년 기념행사 개최
87년 6월 서울 도심 시위장면 재현
▲ 10일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 시민대동제가 사무금융노조 주최로 열렸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호헌철폐 독재타도”

1987년 6월 거리를 가득 채웠던 함성이 서울 도심에서 30년 만에 다시 울려 퍼졌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김현정, 이하 ‘사무금융노조’)이 1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과 시민대동제를 열었다. 명동성당은 87년 6월 항쟁 당시 군부독재의 종식을 염원하는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농성을 벌인 곳으로, 민주화운동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장소다.

이날 행사에서는 87년 6월 항쟁의 풍경을 재현하기 위한 주최 측의 노력이 엿보였다. 사무금융노조는 30년 전 등장했던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독재타도 민주쟁취’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화염병 모형 등 다양한 소품을 준비했다. 87년 4월 13일 대통령 간선제를 유지하겠다던 전두환 씨의 육성과 ‘호헌철폐’를 외치던 시민들의 목소리가 음향효과로 사용돼 사실감을 높였다.

87년 6월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유가족 발언에서 “백골단과 최루탄을 뚫고 모인 사람들, 피 흘리며 쓰러져간 사람들로 인해 민주주의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1988년 6월 4일 숭실대 학생회관에서 “광주는 살아 있다, 군사 파쇼 타도하자”며 분신한 고 박래전 열사의 형이다. 박래군 소장은 “6월 항쟁의 정신을 이어갔다면 동생의 죽음도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넥타이부대’의 대원이었던 최재호 사무금융노련 초대 위원장도 30년 만에 마이크를 잡았다. 최 전 위원장은 최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언급하며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까지 흘린 피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지금 자축하는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역주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시민대동제 참가자들이 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도심 행진을 재현하는 모습.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사무금융노조는 앞서 9일 발표한 6월 민주항쟁 30주년 기념 성명을 통해 “사무금융노동자들은 넥타이부대라는 이름으로 6월 항쟁의 주역으로 당당히 투쟁대열에 동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쉽게도 87년 6월 항쟁과 7·8월 노동자대투쟁은 이듬해 보수정권의 재등장으로 인해 미완의 혁명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사무금융노조는 “6월 항쟁과 7·8월 노동자대투쟁을 통해 각인된 정치·경제·사회적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2017년 광장 촛불로 부활했다”며 “더 깊은 민주주의, 금융공공성 확보와 직장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사무금융노조가 주관하는 6월 항쟁 30주년 기념사업이 잇따라 열린다. 10일 시민대동제를 시작으로 29일에는 6.29 선언 30주년을 맞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사 내 서울메트로미술관에서는 ‘1987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기념 사진전도 진행 중이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전시회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20일 조합원 단체관림이 있을 에정”이라고 밝혔다. 전시회는 오는 30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