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공장 노동자 사망에도 사측은 모르쇠
한국타이어 공장 노동자 사망에도 사측은 모르쇠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6.2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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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성 물질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산재협의회에 "자연사일 뿐"

199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타이어 공장 노동자가 144명이나 사망했음에도 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타이어 공장 노동자 중 사고사가 아닌 질환 사망자로 구분된 사망자는 93명으로 밝혀졌다. 또한 2006년에서 2007년 1년 반 사이에 15명이 추가로 돌연사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36명의 사망자가 더해져 총 144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러한 사망 사태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공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벤젠, 톨루엔, 자이렌 등 유독성이 강한 물질을 사망의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또한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열악한 노동환경도 함께 지적했다. 산재협의회는 "공장에는 산업안전장비도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다"라며 "타이어를 고열로 삶아야 하는 가류과에서는 일정 온도 밑으로 내려가면 불량품이 나오기 때문에 환기통을 비닐로 덮어놓고 작업을 하고며 역학조사를 할 때만 비닐을 치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자연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산재보상도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까지 산재로 인정된 건수는 4건에 불과하다.

박응용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 위원장은 "현재 산재 승인 비율은 0.98%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2007년 12월 산업재해보상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기준(법 제37조)이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는 내용으로 개정되면서 산재 인정을 의사가 아닌 대통령령으로 판단하게 됐다"라며 "이러한 내용으로는 산재 승인율이 계속 낮은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고 말했다.

또한 지금도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 위협을 알고도 생계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지난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 질의응답을 통해 한국타이어 노동자 사망 사태에 대한 해결을 약속받은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새정부는 이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뒤로 미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사회연대노동포럼과 함께 연대투쟁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