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경영,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태광그룹 바로잡아야”
“무능한 경영, 노동자에게 책임 전가하는 태광그룹 바로잡아야”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7.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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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태광그룹 실태분석 토론회 열려…재벌개혁 태광그룹부터
공공성 담보돼야 할 방송업 ‘티브로드’ 문제 심각
▲ 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태광그룹 실태분석 토론회’가 열렸다.ⓒ김민경 기자mkkim@laborplus.co.kr

태광그룹 계열사인 '티브로드'는 방송사업자로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 협력업체 노동자의 노동 안전성에 대해서도 책무를 다해야함에도 책임을 방기하고 사모펀드에 좌우돼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태광그룹 실태분석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태광그룹 계열사들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성장 전략을 마련하기는커녕 노동비용 줄이기에만 집중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약 5년 전부터 태광그룹과 관련된 토론회에 참여해 왔지만, 제기된 문제가 한 가지도 해결되지 않고 악화됐다”며 “노동문제뿐만 아니라 삶의 필수재인 방송의 안전성을 지켜야한다는 프레임에서도 해당문제는 중요하다. 현장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수리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성이 곧 방송의 안전성”이라고 말했다.

태광그룹에는 총 29개의 계열사가 있다. 크게 ▲미디어부문(9개사) ▲섬유석유 화학부문 (7개사) ▲금융부문(7개사) ▲인프라·레저부문(6개사)으로 나뉜다.

이유미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은 ‘태광그룹 기업분석’ 발제에 나서, 미디어부문의 티브로드와 한국케이블텔레콤, 섬유석유 화학부문의 태광산업, 금융부문 흥국생명보험 등에 대해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태광 그룹의 주요 기업들의 경영위기는 포화된 시장에서 기업의 장기적 전망 수립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며 “기업의 장기적 전망수립이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혁신은 지체되고 오로지 노동비용 절감에만 골몰하는 것은 오너의 무능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너와 경영진이 초래한 경영실패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티브로드와 한국케이블텔레콤에는 희망퇴직 종용과 성과연봉제 도입, 티브로드 하청업체에는 임금동결과 성과연동 임금체계 도입, 흥국생명보험에는 지점 통폐합과 권고사직 등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동안 태광산업의 적자를 상쇄하는 역할을 해온 티브로드가 최근 내부적으로 계열사 전반의 경영부진을 떠맡고, 외부적으로 유료방송업계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저가경쟁 등으로 수익이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티브로드는 국가가 지역독점권을 보장한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다. 보편적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을 서비스하는 사업자로, 방송법상 공공성, 지역성 등을 구현해야할 공적 책무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기적 심사를 실시해 인허가를 내주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변화한 미디어 시장에서 케이블 방송사업자들은 지역독점 사업자라는 점을 활용해 이용자들에 대한 세밀한 취향분석을 통해 서비스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때 가입자와 케이블 방송사를 이어주는 협력업체의 노동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고 따라서 이들에 대한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티브로드는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기 위한 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IMM PE와 JNT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로부터 2,000억 원을 투자 받았다. 티브로드에 투자한 IMM-JNT 컨소시엄은 유로방송 부문 내 수익성이 아닌 주식차액만을 노린 전형적인 금융투자전략을 내세울 뿐만 아니라, 상장과정에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분인수 가격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도 퇴로로 확보하고 있다.

티브로드는 사모펀드로부터 주식을 되사오는 것보다 상장을 하는 편이 유리하다. 때문에 사모펀드의 수익보장을 약속하고, 인력감축과 혐력업체 수수료 인하 등의 비용절감을 통해 배당성향을 높이고 있다.

티브로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티브로드의 배당성향은 사모펀드의 투자를 기점으로 20%에서 26%로 급등했다. 2016년에는 35.7%에 달했다. 반면 최근 3년간 영업비용에서 급여와 협력업체 수수료가 포함된 지급 수수료, 외주비 합계 비중은 2014년에서 2016년 23%대에서 변동이 없다.

이 연구원은 “2016년 하반기부터 경영학화를 이유로 티브로드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을 감안하면 2017년에는 노동비용 비중이 더 감소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연금이 IMM PE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투자는 단순한 수익률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이라는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투자한 사모펀드가 상장차익과 배당금을 위해 티브로드 노동자를 감원하고 협력업체 수수료를 줄일 것을 조장하고 있어, 티브로드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노동탄압에 대한 책임에서 국민연금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이형철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대표가 ‘태광그룹의 반사회적 행태 분석’이란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현재 티브로드는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70여 명이 퇴직당하거나 부당한 인사가 진행됐고,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두고 있지만 사측이 교섭에 해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노동자 탄압은 티브로드 사업장뿐만 아니라 태광그룹 계열사에서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행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태광그룹의 무분별한 정리해고와 노동탄압을 규탄하며, 불공정 불법이 자행되는 재벌 지배구조개혁을 위한 전담 부처 설립과 범법행위를 저지른 재벌 오너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