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비하 이언주 의원 사퇴촉구 잇따라
노동자 비하 이언주 의원 사퇴촉구 잇따라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7.07.1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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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학비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국민의당 항의방문
▲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0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당 중앙당사 앞에서 ‘이언주 국회의원 막말사태에 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함께 국민의당의 공식 사과와 제명 등 강력한 징계를 촉구했다.ⓒ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해 막말과 비하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동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

10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당 중앙당사 앞에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이하 교육공무직본부)는 ‘이언주 국회의원 막말사태에 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함께 국민의당의 공식 사과와 제명 등 강력한 징계를 촉구했다.

이날 오전 민주노총도 성명서를 통해 “이언주 의원은 국민주권시대에 주권자를 농락하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노동의 가치를 노예노동으로 여기고 있다”며 “국민의당은 이 의원을 제명하고, 국회도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해야 한다. 이전에 본인이 스스로 떠나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된 이 의원의 발언은 지난 9일 SBS 취재파일을 통해 보도됐다. 이에 따르면 이언주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 중 지난 달 29일과 30일 파업에 참가한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해 “나쁜 사람들”, “미친 놈들”이라고 말했을 뿐만 아니라,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돼야하냐” 등의 발언을 했다. 또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들을 “생산성이 낮은 하급 공무원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공무직본부는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의 발언으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참담한 발언”이라며 “이언주 의원은 여성노동자들과, 일선 노동 현장에서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땀 흘리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하위직 공무원노동자들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고 비판했다.

또 “저임금과 차별, 고용불안, 골병드는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행사한 노동자들을 ‘미친 놈’ 취급했다”며 “교육분야를 포함한 공공부문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의 특징을 무시한 채, 부가가치와 생산성의 잣대로만 공공부문을 평가하여 전체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모욕했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학생들의 급식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원인인 것처럼 현실을 매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년 이맘때 민중을 개돼지로 비하했던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발언보다 심하면 심하지 덜하지 않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여성과 노동자들을 비하하고 천박한 막말을 일삼는 국회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도 교육공무직본부의 기자회견에 앞선 오전 11시30분 국민의당 중앙당사를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의 노동자 비하 발언을 규탄했다.

학비노조는 이 의원의 발언을 ‘민주화된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허용되기 힘든 반교육적, 반노동적, 반여성적인 폭력’으로 규정하고, 이 의원의 사퇴와 국민의당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교육에 투자하는 것은 대표적 낭비’라는 고전적 자본가들의 주장을 답습하는 비교육적인 발언 ▲반노동적 인식 ▲반여성적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밥하는 아줌마를 왜 정규직화 해야되는가’라는 발언에는 아줌마는 저학력, 저생산의 열등한 존재라는 여성혐오적 인식이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학교비정규직의 95%는 여성이다. 이들은 전국의 약 1만1천 개 학교의 급식, 교무행정, 도서관, 상담, 교육복지, 시설관리, 특수교육, 과학실험 등에서 일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지침을 내놓으면서 학교현장에서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형태로 고용돼 상시·필수적인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한편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소상공인 300여 명과 국회에서 공개 토론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시 직원 20만명을 해고하자’는 내용을 결의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10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당 중앙당사를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언주 의원의 노동자 비하 발언을 규탄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