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스포츠강사 “평생 일해도 비정규직”
초등학교 스포츠강사 “평생 일해도 비정규직”
  • 고관혁 기자
  • 승인 2017.07.13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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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스포츠강사, 기자회견 열고 삭발식 거행
대통령과 정부에 정규직전환 약속 이행 촉구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들이 정부에게 무기계약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무리 일해도 비정규직을 벗어날 수 없는 처지이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초등스포츠강사들은 12일 오후 1시 국가일자리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계약 전환 ▲학교비정규직 동일한 수당 지급 ▲동일 유사 직업 종사자 수준 임금 보장 ▲교육감 혹은 교육청 차원의 채용 등을 요구했다.

초등스포츠강사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학교 체육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초등학교 체육수업을 보조하고 학교 스포츠클럽 지도, 체육교구 및 시설관리 등 학교제육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시행 첫해인 2008년 전국 825명에서 2013년 3,820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4년 문체부의 지원 감소로 인해 천여 명이 해고되었으며 2017년 자격기준 변경으로 358명이 추가 해고되어 현재 2,020명으로 감소했다.

초등스포츠강사들은 매년 11개월 계약을 맺는다. 11개월 일하고 1개월 실업상태가 매년 반복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계속 근무가 인정이 안 되며 각종 수당에서 제외되고 있다. 또한 10년을 일해도 무기계약 전환이 불가능한 평생 비정규직으로 남아있다.

같은 학교 비정규직과 비교해 낮은 임금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2017년 10년차 월 평균 임금기준으로 조리원은 약 173만원, 영양사는 232만원을 받는데 비해 초등스포츠강사들은 164만원을 받는다. 실수령액은 약 150만원 정도이다.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직접 초등스포츠강사 정규직화를 약속했으며 공약에도 이들의 처우개선이 담겨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발표 예정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에 초등스포츠강사들이 무기계약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식을 거행했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초등스포츠강사노조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삭발을 한 노동자는 초등스포츠강사가 처음”이라며 “그만큼 우리는 절실하고 절박하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가이드라인에 초등스포츠강사가 포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