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친숙한 이름, 가로환경미화원
낯설지만 친숙한 이름, 가로환경미화원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도 걷고 또 걷는다
[노동현장 엿보기]가로환경미화원 노동 현장 엿보기

환경미화원에는 가로환경미화원과 수집운반환경미화원 두 종류가 있다. 가로환경미화원은 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하고 수집운반환경미화원은 우리가 내놓는 쓰레기를 운반하는 일을 한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은 우리에게 굉장히 친근하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노동 현장 엿보기>에서는 가로환경미화원과 수집운반환경미화원을 차례로 만나보았다. 오늘은 먼저 가로환경미화원을 만나보도록 하자.

환경미화원의 노동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경기도지자체지부 의왕시지회장인 손재선 가로환경미화원을 만났다. 의왕시지회는 지난 2000년에 만들어졌으며 현재 지회에는 35명의 가로환경미화원이 소속되어 있다. 손재선 지회장은 “지자체 소속 환경미화원은 대부분 전국에 노조가 있으며 그중 의왕시지회는 전국에서 손꼽힐 정도로 환경미화원 노동 처우가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경기도지자체지부 의왕시지회장 손재선 가로환경미화원

흔히 환경미화원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미화노동자를 떠올리는데 가로환경미화원이 하는 일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가로환경미화원은 길가, 도로변, 골목길 등에서 미화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환경미화원은 가로환경미화원이라고 보면 된다.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한다. 꼭 쓰레기만 치우는 건 아니고 계절마다 조금씩 하는 일에 차이가 있다.

최근에 한차례 내린 장마 때문에 고생을 했었는데 여름에는 태풍이나 수해로 인해 우수관(비로 인한 물을 배수하는 시설)이 막히면 뚫는 일도 함께 한다. 또 비가 오고 난 뒤 흙이 인도를 덮으면 그 흙을 치우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봄에는 떨어진 벚꽃잎을 치우고, 가을에는 낙엽 쓸고, 겨울에는 제설도 한다. 계절별로 노동 강도가 다른데 가을이 제일 힘들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가로수가 많은지 낙엽 치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나마 봄 지나고 여름 오기 전까지가 일하기 좀 편한 계절이다.

또 민원의 최일선에서 일하기도 한다. 담당 구역을 청소하면서 도로가 파손되거나 가로등이 깨진 것을 발견하면 그때그때 사진 찍어서 담당과에 보고한다.

35명의 가로환경미화원이 의왕시 전체 쓰레기를 치우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

턱없이 부족하다. 지회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도 부족한 인력 충원이다. 하지만 의왕시 총액인건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력을 늘리기 힘든 상태다. 지자체에서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거에 충분히 공감을 하고 노조와 대화를 하고 있지만 총액인건비는 정부에서 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힘들다. 정부에서 매년 인구수나 유동인구를 계산해서 환경미화원 숫자를 정해주는 시스템이라서 지자체에서도 인력 충원을 해주고 싶어도 마음대로 인력 충원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의왕시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건 아니고 전국적으로 인력 부족인 상태다.

이렇게 되면 생기는 문제가 인력이 더 필요한데 충원이 안 되니까 용역이 늘어나 버린다. 노조 입장에서는 지금 있는 용역들도 지자체로 흡수해서 이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목표인데 늘어나기만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현재 지자체와 노사협의회를 통해서 다른 방안이 없나 고민하고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인력으로는 구역을 최대한 넓힌 상태이기 때문에 인력을 재배치한다던가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가로환경미화원의 하루는 몇 시에 시작하는가?

지자체마다 노동시간, 출·퇴근시간이 차이가 있다. 의왕시는 7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에 퇴근한다. 다른 지역은 보통 오전 5시나 6시쯤 출근하기 때문에 의왕시가 좀 늦는 편이다. 중간에 점심시간 2시간을 제외하고는 업무시간이다.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도 지자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보통 다른 지역은 하루 3번을 나눠서 쉬는 걸로 알고 있다.

자기가 담당하는 구역으로 출근해 청소를 시작한다. 보통 담당 구역을 노동자 집 근처로 배정해 주기 때문에 점심 식사는 본인 집에서 해결한다. 아니면 각 동마다 쉼터가 있기 때문에 쉼터에서 해결하기도 하는데 쉼터에는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부터 세탁기까지 다 갖춰져 있다. 우리는 노조가 있기 때문에 쉼터 같은 복지시설이 좋은 편인데 노조가 없는 지역은 열악한 곳이 많다.

의왕시는 이렇게 주 5일을 근무하는데 이것도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어서 주말에도 근무하는 지역도 있다. 의왕시도 주 6일 근무를 했던 때가 있었는데 총액 인건비에서 나가는 시간 외 근무를 줄이기 위해서 주말 근무를 없앴다. 받을 수 있는 임금은 정해져 있으니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을 선택했다. 주말에는 환경미화원이 없기 때문에 평일보다는 길거리가 지저분하긴 한데 감사하게도 시민들이 이해해주고 있다.

가로환경미화원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

아무래도 도로변에서 일을 하다 보니 사고가 많이 난다. 사고의 대부분은 교통사고이고 자상도 많이 발생한다. 쓰레기를 치울 때 빗자루로 쓸기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유리나 날카로운 것에 베이기도 하고, 도로가 울퉁불퉁한 경우에는 발목을 접질리기도 한다. 거의 매년 한 명씩 사망사고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사고가 많이 줄었다. 노조 차원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기 때문에 매년 건강검진은 필수사항이다. 집게나 빗자루를 사용할 때 한쪽 손으로만 사용하다 보면 근골격계 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늘 바닥을 보면서 일하기 때문에 목 디스크 역시 늘 달고 산다.

열심히 일을 해도 들어오는 악성 민원 때문에 속상할 때가 많다. 인력은 적은데 구역은 너무 넓다 보니 골목길 구석구석을 미처 다 청소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잘 모르니까 왜 여기는 청소를 안 하냐며 민원을 엄청 넣는다. 가끔 불법투기도 단속하는데 단속하다 보면 쓰레기 불법 투기하는 시민들이랑 싸우기도 하고 골치 아플 때가 많다. 가끔 로드킬 당하는 고양이나 강아지 사체 치우는 것도 우리 몫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냄새도 심하고 애먹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깨끗한 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시민들이 좋아하면 우리도 좋다. 일단 우리 일은 일을 하면 한 만큼 표시가 확 나는 일이기 때문에 깨끗해진 거리를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