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시급 6천원 요구했다가 해고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시급 6천원 요구했다가 해고
  • 고관혁 기자
  • 승인 2017.08.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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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청소노동자 김순자씨, 4년째 외로운 투쟁 중
▲ 김순자(66)씨는 2015년 5월 31일 울산과학대에서 해고당했다. 그때부터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 고관혁 기자 ggh@laborplus.co.kr

“4년째 투쟁중이지만 아직도 왜 우리가 해고 돼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급 6천원이 그렇게 힘든 요구입니까?”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김순자(66)씨는 지난 2015년 5월 31일부로 해고당했다. 이유는 ‘시급 6,000원과 상여금 100%’를 위해 2014년 6월 11일 시작한 파업 때문이다.

김 씨는 “울산과학대에서만 13년을 일했지만 빚만 2천5백 만원이다. 당시 1백 만원도 안 되는 최저임금에 맞춘 월급으로는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생활임금에 맞춰달라고 시급 6,000원을 요구했다. 그게 벌써 4년째이다”라고 말했다.

울산과학대는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들을 강제로 학교 밖으로 쫒아냈다. 그리고 해고했다. 해고의 방법은 간단했다. 용역계약 업체를 계약해지 하고 다른 용역업체를 불러왔다. 2007년 학교측과 청소노동자들은 타 용역업체와 계약 시 고용승계를 담보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합의서가 휴지조각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 이었다.

▲ 2007년 학교측과 청소노동자들은 타 업체 용역 계약시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 고관혁 기자 ggh@laborplus.co.kr

현재 파업 중인 김 씨를 비롯한 울산지역연대노동조합 울산과학지부 청소노동자들은 평균 66세이다. 20명이었던 조합원 중 여기까지 버틴 사람은 8명뿐이다. 김 씨는 12일부터 서울로 상경해 상복을 입고 청와대와 방송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 나빠졌다. 학교 측이 청소노동자들에게 불법점거를 이유로 고소해 노조원 1인당 약 1억원에 가까운 벌금까지 부과 받았다. 덕분에 집까지 압류당한 상황이다. 또한 교직원 뿐만 아니라 학생, 교수들까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을 방해했다. 김 씨가 총학생회에 도움을 구하러 가자 ‘도와주면 취업이 안 된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시로 조합원들의 현수막과 천막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울산과학대는 정몽준이 것이다. 울산시는 거의 현대중공업 공화국이다.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며 “정몽준은 재벌 아닌가? 가진 사람이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몇 달 전 농성장에서 다리까지 부러졌지만 김 씨는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그리곤 다시 피켓시위를 위해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