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3 기획력 부재에 시달리는 직장인
노동조합 활동가를 위한 제언
[연말특집]3 기획력 부재에 시달리는 직장인
노동조합 활동가를 위한 제언
  • 안상헌_카피라이터
  • 승인 2006.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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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란?
"꿈을 만들고 그 꿈을 실현하는 지적활동"
'마음과 기분 담당 상무''노조 감성섭외부장'이 필요한 시대가 온다

새해를 앞두고 어떤 조직이건 구성원의 머리를 지끈지끈 아프게 하는 화두가 하나 있다. 바로 ‘기획’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부서의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혹은 조합으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조합원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뭔가 새로운 기획안을 내놔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온갖 자료를 붙들고 밤을 새워가며 고민하지만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고, 결국 ‘올해는 뭐 했었나’를 찾아보고 거기서 내용을 조금 바꾼 ‘카피 기획안’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옛날 ‘족보’나 붙잡고 있어서는 항상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참여와혁신>은 2007년을 앞두고 ‘어떻게, 무엇을 기획할 것인가’로 고민하고 있는 노동조합 활동가와 모든 직장인들을 위해 ‘기획 잘 하는 법’을 파헤쳐봤다. 카피라이터인 필자가 매일매일을 창조적 아이디어와 씨름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함께 공유해 보자.

“아이디어 샴푸(idea shampoo)-무언가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 적당량을 머리에 바르고 거품을 내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이 샴푸는 격무에 지쳐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생각의 결을 언제나 촉촉하고 부드럽게 가꾸어 줍니다”
이런 샴푸가 세상에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출근 전에 머리만 감기만 하면 개운한 기분은 물론이고 어떠한 회의나 기획서도 술술 풀리니까 더 이상 기획력이나 아이디어라는 단어 때문에 머리를 긁적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아이디어 샴푸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고 많은 직장인들은 아침에 허겁지겁 머리를 감고 출근길에 나서고 또 낮에는 사무실에서 이런 저런 기획을 세우기 위해 머리를 쥐어짠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 생각이지만 해가 갈수록 직장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주요 능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기획력, 그 생각을 감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기획력에도 세대차이가 있다
흔히 기획력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잘 짜여진 기획서나 일목요연한 논리를 가정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컴퓨터로 인한 디지털시대가 열리기 전인 기원전(BC: before computer)의 생각이다.
기획력의 개념에도 우리 삶처럼 엄연한 세대차이가 존재하는데 기획력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기준으로 구분해보자면 4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1세대는 정보력의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기획력이란 전쟁의 개념으로 적의 동태를 살피듯, 정보를 누가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고 보았던 시대였다.
그리고 기획이란 아이디어보다 깔끔한 서류나 기안(起案)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던 2세대도 있었다.
이후 3세대는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면 된다는 관점에서 기획력이란 아이디어가 아니라 추진력과 액션플랜(action plan)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가 말하는 기획력이란 4세대, 바로 창의력(creativity)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기획력은 더 이상 서류 속의 글자가 아니라 현실에 커뮤니케이션과 상상력을 더해 꿈을 만드는 일이 된 것이다.

곧 기획이란 ‘꿈을 만들고 그 꿈을 실현하는 지적활동’이라는 뜻에서 ‘dream works’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창의력의 시대에는 기획력을 보는 기준 또한 달라지게 된다. 사람들은 꽉 짜여진 논리의 견고성보다 창의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이쯤 되면 후배사원이나 신참 노조 간부가 내게 기획력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나름대로 대답할 거리는 준비된 셈, 이제 창의력의 시대로 들어가 보자.

착각에서 벗어나기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빠져 드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모두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나에게 의견을 구하곤 한다면 그만큼 기분 좋은 직장이 또 있을까?

여기는 어느 사무실, 주위 동료들 모두가 자신에게 빠져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캐릭터들을 만나 보자. <표>에 소개된 캐릭터들은 우리의 기획 테이블을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어느 조직이나 이런 캐릭터가 한 명쯤은 꼭 있다는 사실.

자신이 기획력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5가지 타입

1. 아이디어 좀 빌릴까요? 프리 라이더(Free Rider)
아무런 아이디어 없이 있다가 “맞아, 내가 생각한 게 바로 그거야!”라며 상대방의 아이디어에 편승하는 타입. 흔히 자신이 일을 무리 없이 잘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이런 타입의 상사는 후배들에게 경계 0순위가 되기 쉽다.

2. 논리는 나의 힘, 논리의 제왕(King of logic)
자신이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논리의 절대반지를 끼고 있다고 생각하는 타입. 1+1은 절대 2 이하도 이상도 아니라는 견해에 충실하다. “자, 주목! 내가 한 번 차근차근 짚어 볼게!”라며 보통 기획의 초기단계에서 논리만 조금 보완하면 빅 아이디어가 될 기획안을 단호하게 무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3. 아집에 물려 버린 카리스마, 오피니언 뱀파이어(opinion vampire)
다른 사람의 의견을 초토화시켜 버리는 타입. 남이 생각하면 현실감 없는 기획이고 내가 생각하면 혁신적인 기획이라는 생각이 몸에 배어 있다. “지금,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거야?”라며 얼굴을 자주 붉히는데 영화 속 뱀파이어들과 달리 십자가도 성수, 마늘도 소용없다.

4. 로비스트(lobbyist)
“회의는 회의고 제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시죠”라며 기획에 대한 중요한 이야기는 사석, 특히 술자리에서 하는 타입. 보통 말로는 엄청난 기획을 잘 하지만 이를 문서화시킨 기획안으로 정리하는 데는 아주 약한 면모를 보인다.

5. 마스크 오브 조로(Mask of Zorro)
“내가 옛날에 한창 날릴 때는 말이야”라며 지나간 무용담으로 기획회의를 시작하는 타입. 일의 핵심과 관계없는 사례를 자랑스럽게 인용하며, 주위 동료들은 듣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가상의 캐릭터들을 살펴보면 누구나 어린 시절 만화영화에 나오던 전형적인 캐릭터를 떠올리는 듯한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 그 행간을 읽어 보자면 그만큼 우리가 흔히 겪는 상황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긴 위에 등장한 캐릭터 하나쯤 없는 회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물론 그 중에 나 자신이 해당될지도 모르는 일, 이제 냉정한 판단하는 것이 새로운 기획력을 위한 시작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작을 위해 몇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일까?


버려라,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이 부분도 짚고 넘어가야 하고 여기도 중요한 포인트인데~.” 자신의 기획안이 완벽해서일까? 정말 아무 것도 버릴 게 없다는 생각이 들 때면 보통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 명언을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다.

“그냥 다 가지 뭐, 그동안 고민한 게 아깝잖아.” 이런 경우 기획안을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다거나 나열식에 그쳐 평이하다는 평가를 듣기 쉽다. 세상에 모든 것을 다 담은 전지전능한 기획이란 존재할 수 없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걸 다 담으려는 순간, 기획력은 어디에 힘을 주어야 할 지 감각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때론 과감하게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훌륭한 기획자는 열 손가락을 깨물어 본다. 그리고 안 아픈 손가락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모아두어라, 순발력은 DB게임
요즈음 각광받는 기획력의 요소 중의 하나는 순발력이다. 우리는 흔히 순발력 있는 사람을 칭찬할 때 ‘타고난’ 순발력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순발력이란 타고 날 때부터 말솜씨가 좋거나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데 중요한 건 순발력의 기본은 즉흥적인 센스가 아니라 평소의 경험과 지식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순발력의 공식을 살펴보자.

순발력 = Knowledge(K) , 기술(S), 태도(A) x 속도(Speed)

여기서 K란 평상시에 쌓아놓은 지식을 말하고 결국 순발력이란 이것을 누가 빨리 꺼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대부분 맛집으로 소문난 집은 음식이 나오는 속도도 빠르다. 밀려드는 주문에 대비해 필요한 식재료들을 완벽하게 손질해 놓기 때문이다.
순발력도 마찬가지다. 순발력 있는 사람은 마음에 드는 정보나 자료가 있으면 그 때 그 때 모아두는 습관이 있다. 이런 습관이 쌓이면 어느 순간, 어떤 주문에도 대응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게 된다.

찾아라, 기획력을 열어 주는 키워드
어느 날, 길을 가고 있는데 방송국 기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며 이렇게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당신 인생의 키워드를 한마디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아마 웬만한 사람이라면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언가 키워드를 찾아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요즈음 사회는 키워드 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의 키워드 검색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되었고 출판계에선 시대의 키워드를 책제목으로 잘 잡아 출간한 책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기도 한다. 그리고 직장에서는 기승전결(起承轉結)식의 유구한 형식보다 키워드 중심의 간략하고 핵심적인 보고양식이 각광을 받는다.


그리고 또 하나 기획력 있어 보이는 사람들의 특징 중의 하나는 키워드와 관련되어 있다. 그들은 백 마디 설명보다 한 마디의 정확한 키워드로 사람들의 복잡했던 머릿속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키워드를 잘 뽑아내는 사람이 좋은 기획도 잘 뽑아내는 시대다.


그러나 키워드는 번득이는 순간의 재치로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키워드를 키우는 기본적인 방법으로는 우선, 일상생활 속에서 키워드를 뽑는 습관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어려운 것에 도전하는 것보다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 경기를 보고 난 후 느낌이나 그 내용을 한 마디의 키워드로 뽑아 보자.


그 다음으로는 내 PC에 키워드를 모아두는 폴더를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폴더에 각종 뉴스나 인터넷에 퍼지는 키워드들에 관한 자료를 담아두면 중요한 순간 아주 쓸모 있게 인용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조합할 줄 아는 눈을 키우는 것이다. ‘메트로 섹슈얼(metro + sexsual)’ ‘에듀테인먼트(education+entertainment)’처럼 많은 키워드는 조합된 말이다. 각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의 시대엔 조합능력이 유용하기 때문이다.



읽어라,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심리
인형을 팔려면 인형을 알아야 할까? 아니면 소녀를 알아야 할까? 물론 요즈음엔 인형보다 소녀를 알아야 한다. 인형을 사게 만드는 건 결국 소녀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소녀의 심리가 생각보다 읽기 힘들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광고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의 심리는 빙산과 같아서 보이는 부분은 5%에 불과하고 나머지 95%는 수면아래 잠겨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 동안의 여러 기업들이 눈에 보이는 5%의 시장을 가지고 고심했다면 이제 남은 ‘블루 오션’은 바로 수면 아래 95%의 심리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를 두고 인사이트(insight)라고 하는데 사전적 의미로는 직관, 통찰이라는 뜻이지만 광고적인 크리에이티브로 보면 숨겨진 사람들의 심리를 찾아 브랜드와 이어 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인사이트 중심의 시각은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세척력 대신 ‘오래오래 입고 싶어서’라고 이야기하는 세탁기 트롬에서, 건강신드롬에서 벗어나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라고 다짐하는 서울우유, 당연히 이런 광고는 사람들의 솔직한 심리를 콕 집어 보여 주는 데 광고가 기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다. ‘앗, 저거, 내 이야긴데?’ 이쯤 되면 이 사람은 반쯤 넘어온 셈이다.


이러한 인사이트의 필요성은 이제 단순히 광고계를 넘어 마케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노동조합에서도 조합원의 심리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와 관련 지어 생각해 볼만한 포인트라고 하겠다.



뛰어난 기획자는 뛰어난 이야기꾼(story teller)
“정보화 사회 이후엔 어떤 사회가 도래할까요?”
어느 다국적 기업 CEO의 질문에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Rolf Jensen)은 정보화 사회 이후의 사회를 이른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대답했다. 드림 소사이어티란 말 그대로 꿈과 감성을 팔고 사는 사회를 말한다.

물질적인 것보다 비물질적이고 감성적인 요소가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하는데 더 영향력을 미치는 이 사회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담긴 이야기를 산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이런 사회에서 중요한 건 풍부한 감성과 이야기(Story)다. 그 중의 대표적인 이야기가 남이섬이다. 작은 유원지에 불과했던 남이섬을 찾는 수많은 일본 관광객들, 그들은 겨울 연가에 배경으로 나왔던 남이섬의 길을 걷고 사진을 찍으며 바로 욘사마의 이야기를 산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이야기들은 그 제품과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조직 내에서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 조직원들은 예전처럼 딱딱하고 어려운 강요보다 오히려 부드러운 스토리로 풀어내는 이야기 방식에 더 공감을 갖기 때문이다. 세계은행 같은 경우에도 지식경영을 전파하는 데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큰 효과를 보았다고.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앞으로 미래의 회사에서는 이런 직함이 나올지도 모른다.

‘마음과 기분 담당 상무’, ‘기업이야기 담당자’, ‘상상(想像) 전문 최고 경영자’ ‘스토리 담당 노조부위원장’ ‘노조 감성섭외부장’
지금까지 기획력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날카롭고 카리스마가 넘쳐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견고한 논리의 성(城)일수록 감성의 바람에 무너지기 마련인 법이다.


이제 새해엔 기획과 씨름할 때마다 이런 말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법정”



필자 안상헌은 카피라이터로 일하면서 창조적 상상력이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대표 카피로 삼성그룹 기업 PR ‘함께 가요, 희망으로!’, KTF 기업 PR ‘KTF적인 생각’, 삼성 파브 ‘이 세상 최고의 브랜드는 당신입니다’, KT 001 ‘내 마음 의 1번’, 더페이스샵 ‘스킨쉽 스타트’ 등이 있다. 그의 책 ‘머리를 감기 전에 생각부터 감아라’(즐거운상상)는 생각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는 우리 시대의 필독서다




새해에 기획력과 관련해 꼭 한 번쯤 인용해보면 좋은 말들

난 머리 좋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보다는 마음 좋은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 이외수
“모든 기업은 기업 자신이 스마트하고 인텔리전트하게 보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기업은 기획 활동을 이런 쪽으로 잡는다. 그러나 자칫 기업 혼자 ‘잘난 척’ 하거나 따뜻한 감정이 없는 ‘차가운’ 사람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 소비자들은 머리만 똑똑한 기업보다 마음이 따뜻한 기업을 사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끔 우리들은 이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마케팅데이터는 가로등에 불과하다. 길을 비추라고 있는 것이지 기대라고 서있는 게 아니다 - 헬 스테빈즈 ‘카피캡슐’
“자기 생각 없이 숫자만 믿으려 드는 사람을 위한 근사한 경고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 속에서 실제로 기획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탑라인(top line)을 뽑아 낼 줄 아는 게 기획력의 출발이다.”



아이디어란 낡은 요소들의 새로운 조합이다 - 제임스 웹 영
“아이디어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디어의 출발은 기존의 아이디어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낡았다고 생각하는 기존의 아이디어를 새롭게 조합만 시도해도 몇 개의 아이디어가 바로 나온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뱅크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선 이러한 조합에 능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목수가 모든 사람의 말대로 집을 짓는다면 결국 비뚤어진 집을 지을 것이다 - 덴마크 속담
“일을 하다 보면 남의 의견에 너무 의존하는 사람이 있다. 객관적인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 스쳐 지나가면서 떠오른 느낌과 오랜 기간 동안 숙성된 생각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이라는 이름으로 주위 사람들의 의견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과정을 반복되면 처음의 명확했던 의도가 약화되고 이른바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물론 고집을 부리라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건 다른 의견에 대한 배려만큼이나 자기 기획안에 대한 확신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명한 물고기는 미끼만 노련하게 떼어먹는다 - 낚시 격언
“요즈음 소비자들은 현명한 물고기처럼 미끼만 노련하게 떼어먹을 줄 안다. 소비자를 어리석게 보는 기획만큼 어리석은 기획도 없다. 당연히 마케팅을 이렇게 하면 이렇게 소비자가 따라 올 것이라는 탁상공론으로는 대어 (大魚)를 낚기 힘들 것이다. 현명한 물고기가 늘어날수록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미끼와 기획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배는 항구에 있어야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의 이유는 아니다 - 호주격언
“요즈음의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들을 보자. 명문대를 졸업했고 기본적인 업무능력도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건 용감하지 않다는 것, 용기가 없이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튼튼하고 큰 배라도 높은 파도를 넘지 않으면 희망봉에 닿을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 쌩떽쥐베리 ‘어린왕자’
“객관적인 조건만 보고 무조건 안 된다고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기획력은 좋은 것을 볼 줄 아는 눈이다. 주변 상황이 좋을 때는 누구라도 웬만한 기획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조건이 열악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 이 때만큼 기획력이 힘을 발휘할 때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