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기술, 매각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한국종합기술, 매각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09.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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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할까?”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우리사주조합
[인터뷰]김영수 한국종합기술노동조합 위원장

한국종합기술 임직원 920여 명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회사의 주인이 된다.

한국종합기술의 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지난 8월 16일 한국종합기술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사주조합을 선정했다. 한국종합기술노동조합이 “임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우리 스스로가 한국종합기술의 매각 지분을 인수해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본과 기업의 과실을 노리는 투기자본으로부터 회사를 지키겠다”며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한국종합기술 입찰에 참여할 것을 발표한 뒤 두 달여 만의 일이다.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이후인 8월 21일 우리사주조합 조합장이기도 한 김영수 한국종합기술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났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축하와 함께 안부를 묻자 “요즘 바쁘죠”라며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 김영수 한국종합기술노동조합 위원장

먼저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신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이 궁금하다.

국내 상장사 최초 종업원지주회사라는 타이틀에 설렘 반, 부담 반인 것 같다. 특히 인력을 근간으로 하는 엔지니어링기업인 한국종합기술이 종업원지주회사가 된다는 건 큰 의미가 있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최근 엔지니어링업계의 매각 사례를 살펴보면 투자금 회수와 이윤추구만을 위해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해 발전보다는 후퇴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

이 첫걸음을 시작으로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엔지니어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의 과정은 순탄했는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16년 한진중공업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한 뒤 노동조합 차원에서 한국종합기술에 닥쳐올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제3자 매각 이후 정상화된 기업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때부터 컨설팅 회사를 통한 설명회도 개최하는 등 내부적으로 분위기나 흐름을 만들어놨지만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엔 망설임이 있었다. 만에 하나 좋은 기업이 우리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또 당시에는 직원들의 뜻이 하나로 뭉쳐지지 않은 상태였고 노동조합이 너무 앞서서 행동하면 좋은 회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임원들의 우려도 한몫했다. 고민 끝에 예비입찰 마감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혔고 생각보다 우수한 경쟁사가 없다 보니 직원들이 더욱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날, 나름대로 잘 될 거라는 확신은 가지고 있었지만 발표가 자꾸 뒤로 미뤄져서 불안한 마음이 있기는 했다(웃음).

본계약은 9월 1일에 예정되어 있고 본계약 날 계약금 10%를 지불하고 나머지 90%는 본계약이 끝난 뒤 3개월 안으로 납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실질적인 인수 절차는 마무리된다. 그다음에는 이사회 구성, 향후 경영 계획 등 커다란 틀을 임직원들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 현재 잡힌 일정은 임직원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해 경과보고 및 향후 일정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출 관련 안내도 진행하려고 한다.

순탄하지 않았던 긴 과정을 마치고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상장사 최초 종업원지주회사 탄생

본계약과 자금 납부 과정에서 변수라고 할 만한 것 없는가?

 

전혀 없다. 사실 본계약까지 갔다가 엎어지는 경우가 꽤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경우는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조건이 합의되지 않았을 때나 금액에 차질이 생겨 계약이 불발되는 경우이기 때문에 우리 같은 경우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계획인가?

우리사주조합이 대주주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건 맞지만 우리사주조합이 경영을 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제 경영은 전문적인 경영자가 하는 게 맞다. 아직은 특정인을 지명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오지 않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공모절차를 걸칠지 내부 선발을 할지부터 논의해야 한다. 결과적으로는 직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종웝원지주제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기업성장과 개인의 성장 목표가 동일한 이상적인 근로문화를 정착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또한 기업 성장에 전혀 기여가 없는 오너의 수익 독식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기대하고 있는 효과 중 하나다. 한국종합기술 조직도 밖에 있는 회장은 회사 성장에 기여한 바가 없는데도 회사 이익률의 일정 부분을 급여로 챙겨갔다. 이제는 그 몫이 회사 성장을 위해 일한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나아가 오너가 독식하던 이윤은 일자리 지키기를 넘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엔지니어링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오너가 얼마나 경영을 잘했나를 보려면 직원들 인건비를 얼마나 줄였는지 보면 된다는 말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직원들 인건비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이제는 생산에 참여한 자가 수익을 나눌 수 있는 참된 경제의 민주화 달성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엔지니어가 주인이 되는 회사, 동종 업계의 반응은?

지금 생각해보니 동종업계 엔지니어들 입장에서도 우리사주조합이 선정되기를 강하게 원했던 것 같다. 한국종합기술에서 종업원지주제를 통해 회사의 주인이 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지지를 많이 받았다. 엔지니어링업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선례를 남겨줬으면 하는 마음인 것 같다.

지난 한국종합기술 매각 참여사례로 본 종업원 기업인수 토론회 때, 송호연 ㈜ESOP컨설팅 대표가 ‘종업원인수기업의 성공요소는 자발적 참여의 극대화이다’라고 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고민은?

토론회 때 송호연 대표가 발언했듯이 종업원지주제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 자체가 기업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극대화되지 않았다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본다. 물론 참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겠지만 기본 베이스는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사주조합 투자확약서를 제출한 인원이 정확히 921명이다. 본계약이 체결된 후부터는 얼마 안 남은 미참여 인원도 참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종업원지주제가 어느 문에나 맞는 만능열쇠가 될 수는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 역시 존재한다.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실제로 긍정적 시선만큼이나 비판적 시선도 존재한다.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는 반대로 모두가 방관자가 돼서 일을 안하면 어떡하냐부터 시작해서 그 많은 인원이 중구난방으로 자기 목소리만 내면 어떡하냐는 우려까지 다양하다.

어려움이 있다면 다름에 대한 인정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일 것이다. 종합회사인 만큼 각자의 역할이 나누어져 있는데 내 옆의 동료에 대한 인정과 이해가 없다면 현재 단합된 힘이 와해될 소지가 있다. 너무 지나친 걱정은 기우라고 생각하기에 산을 넘어가면 또 산이 있듯이 직원들의 합의를 모아서 간다면 늦게 가더라도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한국종합기술

대표이사 : 이인제

설 립 일 : 1963년 3월 9일

설립목적 : 국토의 균형적 발전과 엔지니어 육성

사업영역 : 토목 엔지니어링 및 에너지 관련 사업

본 사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4845

임 직 원 : 1,148명(2017년 6월 기준)

업무분야 : 환경, 조경, 플랜트, 상하수도, 수자원 개발, 도시계획,

도로교통, 교량, 터널, 항만 철도 등 엔지니어링 산업 전 분야

수행업무 : 타당성·기획·설계·분석·감리·시공 등

주요 발주처 :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정부 투자기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