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승무원, “11년 종지부 찍자” 농성 돌입
KTX 해고승무원, “11년 종지부 찍자” 농성 돌입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7.09.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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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명 해고자 중 희망자 전원 복직 요구
21일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오체투지로

KTX 해고승무원들이 20일부터 29일까지 9박 10일 동안 서울역 3층 대합실에서 농성에 들어간다. 2015년 ‘KTX 승무원들을 한국철도공사의 직원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 후 복직의 희망을 접어야 했지만,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하면서 다시금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 KTX 해고승무원들이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철도공사를 향해 대화를 촉구하며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전국철도노동조합 KTX승무지부(지부장 김승하)는 20일 오전 서울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06년 파업 당시 해고된 280여 명 중 희망자에 대해 전원 복직을 요구했다. KTX승무지부는 최근 총회를 열어 파업 중 노동조합을 탈퇴했던 승무원들과 함께 복직 투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28일부터 이틀간 파업을 결의한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와 연대의 뜻을 드러냈다.

KTX승무지부는 농성 돌입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복직에 관한 정책협약을 맺은 바 있고 시민사회에서 관심과 애정을 보내고 있어 이번 농성은 어느 때보다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철도공사를 향해 “(농성기간 중)복직 관련 대화가 진행되리라 기대한다”면서도 “만약 복직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농성 기한을 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KTX 승무원 해고 사태는 2004년 4월 KTX 개통 당시 홍익회에 2년간 계약직으로 입사한 승무원들이 ‘정규직화 약속을 이행하라’며 2006년 파업을 벌이면서 촉발됐다. 같은 해 5월 홍익회로부터 KTX 승무를 넘겨받은 철도유통이 승무원 280명을 해고했다. 해고승무원들이 철도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1·2심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으나, 대법원은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현재는 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에서 KTX 승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편 KTX승무지부는 21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서울역까지 오체투지로 행진할 예정이다. 같은 날 저녁에는 천주교 노동사목위원회 주관으로 ‘KTX 해고승무원 복직 기원 미사’가 이어진다. 김승하 KTX승무지부장은 “(사회적으로)분위기가 좋아서 기대를 하고 있지만, 철도공사의 태도는 변화가 없다”면서 “승무원들에 대한 철도공사 직접고용 정당성 문제는 결론이 난 만큼 이번 농성을 통해서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KTX 해고승무원들의 복직 요구가 4,200일 넘게 이어져 오는 가운데, 철도노조 KTX승무지부가 20일부터 9박 10일간의 농성에 돌입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