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제철노동조합 나눔 활동 업그레이드
현대 제철노동조합 나눔 활동 업그레이드
  • 현예나 기자
  • 승인 2007.01.08 00:0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금방법 바꿔 나눔 영역 넓힌 현대제철노동조합 포항지부

작년까지 연말에 포항으로 가면 왁자한 술자리를 볼 수 있었다. 동료들과 과메기에 소주를 주고 받으며 술 마시며 어려운 사람도 도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더욱 열심히 술을 권하던 동료들. 그리고 그 ‘이틀주점’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나눔 활동을 해 오던 현대제철노동조합 포항지부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 왁자한 자리가 없어졌다. 과메기도, 소주도, 그리고 모금도 없어진 포항. 그들에게서 따뜻한 마음이 사라진 것일까?

 

기금 마련 방식이 달라졌어요~

현대제철노동조합 포항지부(지부장 김용수)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나눔 활동을 해 왔다. 그리고 그 나눔 활동을 위한 기금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이틀주점’을 통해 마련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기금마련 방식을 조합원들의 천원 이하 ‘끝전모으기 더하기 천원’, 즉 끝전에서 천원을 더 떼는 방식으로 바꿨다. 그리고 그 만큼의 기금을 회사도 보태는 방식으로 회사의 손길도 보탰다.

이런 변화는 나눔 활동의 규모를 키웠다. 조합원들의 급여에서 1천8백여만원을 마련하고 회사의 기금을 보태 3천5백여만원을 마련한 것. 예년과는 규모가 달라진 이 기금으로 현대제철노조는 지난 13일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겨울을…’이라는 행사를 마련해 불우소년·소녀 가장, 기초생활대상자, 독거노인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내밀었다.

“동료들과 과메기에 소주 한잔 하는 자리가 없어져 아쉬워하는 동료들도 있지만, 사실 ‘이틀주점’은 남는 게 없었다”며 “재료비 등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정작 나눔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금은 적어 끝전모으기로 방식을 전환한 것”이라고 웃음 짓는 김용수 지부장의 말 속에는 나눔 활동에 대한 욕심이 엿보인다. 

 

연탄엔 사랑을 쌀엔 행복을

골목길에 꽉 들어찬 번쩍이는 회색 점퍼들을 아주머니들이 흐뭇한 눈으로 바라본다. 단지 옆의 동료에게 연탄을 전할 뿐인데 어느새 골목 밖에 있던 연탄은 집 안에 빼곡히 들어찬다. 그리고 그 집에는 사랑과 행복이 들어찬다.

나는 조금만 움직였을 뿐인데 어느새 가득 채워지는 연탄처럼 작은 나눔의 손길도 받는 사람들에게는 ‘가득’한 마음이 되어 돌아가니 연탄 배달 행사만으로도 나눔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진리’의 현장에 있던 이들은 ‘행복’을 안고 그 행복을 담은 쌀을 전달하러 이동한다.

행사가 있었던 13일, 현대제철노조는 남구청에 속한 122세대에게는 연탄을 전달하고 북구청에 속한 116세대에는 쌀을, 21세대에는 난방유를 전달했다. 그리고 선린애육원에는 식기세척기를 마련해 전했고, 조합원의 추천을 통해 알게 된 정현진, 정현민 형제에게는 250여만원의 생활비를 전달했다.

활동을 총괄한 임지호 기획실장은 “도움 줄 곳을 찾기 위해 남구청, 북구청에 추천을 요청했고 또한 조합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도움 줄 곳을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정현진, 현민 군은 조합원의 추천에 의해 운영위원회에서 선정된 아이들”이라며 “부모가 이혼한 후 집을 나가 소식을 모르고 있어 생활보조금(54만원)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월 54만원 중 사글세 20만원을 제외한 34만원으로 생활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전한다. 그 밖에도 노조는 ‘사랑의공동체’ 장애인의 집에 난방유와 기저귀 등을 전달했다.

 

앞으로도 업그레이드~

“모금방식을 기존의 이틀주점에서 급여의 끝전모으기로 변경 하면서 조합원 개별 서명이 필요했는데 그게 참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99%에 가까운 조합원들의 동참했다”며 조합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임지호 기획실장은 “앞으로는 조합원들도 함께 나눔활동 행사에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며 한차례 더 있을 업그레이드를 예고한다. 또 “지금은 성금을 모아 주변에 쌀이나 연탄 등을 지원하는 나눔 행사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노조간부들이 직접 장애인 시설 등을 방문하여, 봉사 활동도 하고 시설 보수도 하는 형식도 병행하고 나아가서는 조합원 모두가 지역민과 함께하는 노조를 만들고 싶다”는 김용수 지부장의 말은 현대제철노조의 나눔 활동이 앞으로도 많이 변화할 것임을 예상케 한다.

잘 하고 있다는 주위의 칭찬에도 그 자리에만 머물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위로 나가려는 포항제철노조의 나눔 활동 모습에서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도 업그레이드 해가는 이들의 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