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무실 안 4개 임금체계? “동일노동 임금체계 같아야”
한 사무실 안 4개 임금체계? “동일노동 임금체계 같아야”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8.02.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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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교육대 연수 기획‧운영 업무 무기계약직 노조 결성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참지부는 지난 2일 노조 설립증을 교부받고, 공공연맹 노동부유관기관노조(이하 노동노조) 지부 가입을 마쳤다. 이들은 “한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한다면 동일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가입 대상은 지난 2016년 12월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28명과 오는 3월 1일 전환될 88명이다. 현재 전환된 노동자 중 20명과 전환을 앞두고 있는 노동자 일부가 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의 업무는 온라인연수와 지체연수로 크게 구분된다. 이에 따라 직무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큰 틀에서 공통적으로 교사를 대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노동자들이다.

문제는 동일유사업무를 하는 노동자들 간에 다른 임금체계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1년 전 무기계약직 전환자들의 임금체계는 기존 정규직 급여 90%수준의 호봉제로 정해졌다. 반면 오는 3월 전환될 예정인 이들의 임금체계는 연봉제다.

이윤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참지부 위원장은 “처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노동자들의 임금책정에도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었다. 당시 노조도 없었고, 대학측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했다”며 “그러던 중 올해 전환되는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이 우리보다도 더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함께 적극적으로 대학에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전환되는 분들의 임금체계는 연봉제로, 사실상 매년 연봉협상 없이 공무원 임금 상승률인 3% 내외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호봉제를 적용 받은 기 전환자들의 경우 3% 수준의 인상에다가 책정된 호봉 표에 따라 조금씩 상승분이 더 반영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같은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정규직과 무기계약직(기전환자와 전환예정자), 비정규직 등 총 4개의 임금체계가 유지될 상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물론 일부 정규직은 급수가 높아 임금체계가 다를 수 있지만,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한다면 당연히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연수 관련 업무를 하는 대학 내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근속 연수는 오래된 경우 10년에서부터 짧게는 1~2년까지, 평균 약 4년이다. 대학 내 연수 관련 사업은 매년 확대되는 추세다.

이 위원장은 “대학 내 노동부유관기관노조 고용노동연수원지부가 있다. 공조하고 협의해서 고용노동연수원지부와 공동으로 교섭할 예정”이라며 “노조를 설립한지 얼마 안 돼 정보가 부족하다. 앞으로 노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열린 노동노조 정기대대에서 새롭게 선출된 박기영 노동노조 제5대 위원장은 “노동노조 내 지부 간 연대를 강화하며, 고용노동부와 산하 기관들의 관계를 개선해 나가겠다”며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들의 무기계약직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과 노동노조 정책역량 강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