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직과 구성원 안위 위해 오늘도 뛴다
농협조직과 구성원 안위 위해 오늘도 뛴다
  • 박종훈 기자
  • 승인 2018.0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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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5년, 문제는 계속 대책은 답답
[인터뷰] 우진하 NH농협지부 위원장

2012년 농협에 큰 사업구조 개편이 있었다. 금융부문과 경제부문의 사업을 분리하는 ‘신경분리’가 그것이었다. 기존 농협중앙회와 2 지주회사(금융지주, 경제지주) 체제로 정비됐다.

5년 전부터 예상됐던 재정적인 문제는 곧바로 닥쳐왔다. 문제는 그대로인데 여전히 해결 방안은 뾰족하지 않다. 우진하 NH농협지부 위원장을 만나 지금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지원약속은 물거품...대책 없어 답답한 지경

농협 신경분리와 관련해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부족 자본금과 관련한 이야기였다.

신경분리 이후 농협의 부채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 차입금만 봤을 때 신경분리 이전에는 3조 정도 규모였는데, 지금은 21조가 됐다. 늘어난 차입금에 대한 이자 비용만 봐도 지금까지 6천억 원 정도이다. 8개 법인 수익의 합산이 5천억 원 정도 예상되는 데 말이다. 경영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밖에 없다.

처음에 신경분리 당시 부족 자본금 11조 중 5조는 정부가 지원하기로 약속이 되었다. 나머지 6조를 농협이 자체 마련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부가 약속했던 지원도 4조 원에 대해서는 이자 지원만 해주고, 나머지 1조 원은 현물로 주니, 뭐로 주니 하다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그러다 2017년 2월로 정부의 이자지원도 사실상 5년 만기로 다 끝났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 예상했던 액수인 11조 원보다 10조 정도 부채가 늘어난 것은, 분리된 각 법인별로 사업체의 자본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부 규제 등이 개정되면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차입한 액수다.

노조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을 우려해 반대해 왔다.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정부가 지원해 주던 이자 금액이 연간 1,500억에서 2,000억 정도 된다. 금리에 따라 변하니까. 그게 중단되면 그만큼 농협이 추가로 비용부담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자 때문에 적자를 보는 것은 아니다. 수익은 내고 있지만, 타 금융사와 비교해 절반 정도의 수익밖에 못 내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누적되다 보면 치열한 경쟁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금융환경과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계속 바뀌어가는데, 그리고 경쟁하는 타행은 신규 투자를 계속 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게 아니냐고 예상되는 것이다.

비용도 문제지만, 과연 신경분리 사업은 농협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겠냐는 것이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시너지 효과나 장점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별로 없는 거 같다. 노조 입장에서 조합원들 개개인의 문제로 봤을 때 가장 두드러진 점은 직원들 간에 갈등만 더 커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별도 법인으로 분리되기 전에는 ‘우리 사업부문’ ‘너희 사업부문’ 구분해서 서로 공격하거나 그런 일이 별로 없었다. 각자 살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도 없었고. 한 울타리 안에, 하나의 법인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은 사업이 갈라져 있고, 또 법인 간 이동도 과거 부서이동처럼 자유롭지 않다. 그러다보니까 마음의 벽은 물론, 현실적이고 형식적인 벽도 상당히 높고 두터워졌다.

또 하나는 독립경영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중앙회 밑에 지주회사, 그 밑에 각 법인 등, 결국 옥상옥 구조의 비효율적인 조직체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일선 조직은 큰 변화가 없는데, 관리하는 조직만 비대해지는 결과다.

이와 같은 점은 노조가 신경분리 반대 투쟁을 전개하면서 계속 지적했던 부분이다. 뚜껑을 열어보니 여지 없이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금융노조 소속의 KB국민은행지부와 KEB하나은행지부도 지주회사를 상대로 투쟁 중이다. 농협이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비슷한 국면일까?

비슷한 점도 있고, 약간 차이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막상 뚜껑 열어보니 신경분리의 문제점이 여지 없이 드러나고, 장점이나 시너지 효과는 없다. 독립경영이라고 말하지만 농협은행이나 각 계열사의 대표가 본인 마음대로 경영을 펼친다든지, 인사와 같은 부분에서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다. 다 지주회장, 중앙회의 승인을 받고, 그것이 암묵적인 승인이든, 진짜 공식적이고 절차적 승인이든, 그런 아래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다른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지주회사 체제에서 갖고 있는 문제점이 똑같이 발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지부나 KEB하나은행지부의 경우만 보아도 경영진을 상대로 투쟁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렇다고 그걸 가만 내버려두면 정말 힘들어진다. 조합원들도 힘들어지고 은행 전체도 힘들어진다. 막강한 인사, 예산, 조직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제 임기가 끝나면 나 몰라라 퇴사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어려운 길인줄 알면서도 고생하고 있는 양 지부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우리의 경우 약간 차이가 있는 것이, KB국민은행이나 KEB하나은행과는 다르게, 은행의 최대 주주가 금융지주회사이고, 금융지주는 100% 중앙회가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중앙회나 금융지주나 은행이나 다 노조의 교섭상대로 돼 있다. 타 지부들의 경우 지주회장이 교섭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어서 생기는 어려움은 법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경영진을 상대로 투쟁을 하기에는 훨씬 더 좋은 여건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노조가 경영진을 상대로 투쟁하는 게 쉬운 경우가 있을까? 경영진이 명백하게 부당한 행위를 하거나 그러면 모르겠지만,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가운데 지시를 하고, 몰아가는 것에 대해 노조가 투쟁으로 맞서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거 같다.

세금 투입된 신경분리, 원점 복귀는 시기상조

신경분리에 대해 비판적인 노조의 입장은 지금까지 들어봤고,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폐지 후 원점복귀도 염두에 두고 있나?

신경분리를 아예 원점으로 되돌리자고 노조가 주장하고 있지는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부족 자본금 지원은 이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신경분리가 정부 주도로 진행된 것은 맞다. MB정부와 또 당시 그에 합세했던 최원병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추진한 것이다. 처음에 약속했던 것과는 다르지만, 5년 동안 이자지원이 투입됐다. 또 세제 혜택이라든지 일부 혜택을 받은 상태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다시 이전으로 되돌아가자고 하면,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이나 농업인들의 시각이 어떨까? 아무리 우리가 해명을 한다해도,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때 거기다 대고 노조는 이미 5년 전에도 지속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는 게 무슨 소용이겠나? 다 한통속인 농협 녀석들이 되는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의 당초 약속이 끝내 실현되지 않는다면. 하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이와 같은 상황을 대비해 계획을 수립하고 있진 않다.

위원장 취임 이후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사측의 경우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

 

지금의 문제는 단순히 빚이 얼마고, 거기에 발생하는 이자가 얼마고 하는 회계적인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경쟁력과 구성원의 안위와 관련한 문제이다. 그런데 사측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별로 플랜이 없다.

신경분리가 잘못됐다는 점은 그걸 추진했던 최원병 전 회장도 인정을 했고, 김병원 회장도 ‘이렇게 차입금이 늘어날 줄 몰랐다’라며 본인도 노동조합만큼 신경분리 당시 반대를 했던 사람이라는 입장만 이야길할 뿐, 이걸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별로 움직임이 없다. 그래서 노조가 다그치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계속 신경분리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정부의 당초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책자까지 인쇄해 들고 다니고 있다. 농협과 농업인을 위해, 또 조직의 구성원을 위해 노조는 뛰고 있는데, 사측은 별로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 회장을 찾아가서 좀 열심히 뛰라고 이야기했고, 본인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선거를 치르면서 새삼 느끼게 됐던 조합원들의 목소리나 현장의 상황은 어떠한가?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 같은 거는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점이다. 다른 데를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여러 가지 사례에 대한 비교나 정보를 공유해 보면 그렇다. 문제는 농협의 경우 그게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경영리스크가 커지고 있으니까.

실적압박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큰 부분, 악성 민원 고객 때문에 고생하는 부분, 또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해 제대로 보상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합원들로부터 많이 들었다.

지부의 경우 타 은행지부들과 비교해 어려운 점이 있다면, 우선 전국의 지역본부별로 운영되는 점도 있고, 신경분리 이후 법인별로 하는 일도 다르고, 거기에 따른 현안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활동하기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이쪽 활동을 하다보면 저쪽에서 형평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조합원 개인의 입장에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얘기만 할 수밖에 없으니까. 이걸 하나로 묶어내는 것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노조의 집행부 구성도 이와 같은 점을 염두에 두었다. 선출직 러닝메이트 구성은 물론이고, 상집간부를 구성하는 것도 최대한 다양하게 꾸렸다. 기존처럼 지역적 안배와 함께 법인, 사업별로도 다양화를 추구해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집행부가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최대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신경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