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서울지하철노동조합
굿바이, 서울지하철노동조합
  • 성상영 기자
  • 승인 2018.03.20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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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설립 이후 31년 만에 막 내려
20일 해산식… 통합 노조로 새 출발
▲ 해산식을 마친 서울지하철노조 전·현직 간부와 조합원, 외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이 31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20일 공식 해산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1만 2천 명 규모의 서울교통공사노조가 그 뒤를 잇게 된다.

서울지하철노조는 20일 오후 서울교통공사 인재개발원 강당에서 마지막 대의원대회를 마친 뒤 해산식을 열었다. 이날 오전부터 이어진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지난해 사업 보고와 회계 결산 등 노조 해산을 위한 절차가 진행됐다.

해산식에는 임성규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비롯해 서울지하철노조 전·현직 위원장 및 간부, 그리고 조합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궤도사업장에 몸담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 등도 함께했다.

임성규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민주노총이 생긴 이후 서울본부 사무처장, 본부장,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을 거치며 현직에 있을 때에는 조금만 더 하면 세상을 뒤집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혼자 힘으로 되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며 “부족한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합칠 때 엄청난 위력이 발휘된다”고 당부했다.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은 “‘천만 노동자의 기관차’를 자임할 수 있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30년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한편으로 서운한 마음이 들겠지만, 이제는 2천만 노동자의 기관차가 되어 대한민국의 노동조합운동을 이끌 것”이라고 격려했다.

아울러 서울지하철노조를 마지막까지 이끈 최병윤 서울교통공사노조 공동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노조의 탄생은 양대 지도부의 결단이 없었다면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며 소감을 대신했다.

최병윤 공동위원장은 다음 달 중순 서울교통공사노조 초대 집행부가 출범할 때까지 과도 집행부를 맡는다. 그는 서울교통공사노조 초대 집행부 선출이 이루어진 후 현장으로 복귀할 뜻을 밝혔다. 최 공동위원장은 “현장 조합원으로 돌아가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은 이른바 노동자 대투쟁이 한창이던 1987년 8월 57명의 발기인에 의해 설립됐다. 이후 1994년 전국 철도·지하철 공동 파업과 1996-97년 노동법 날치기 반대 파업 등을 주도하며 우리나라 노동조합운동을 대표하는 조직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에는 국민노총 출범을 계기로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으며 복수노조 설립이라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당시 설립된 서울메트로노조는 서울교통공사노조로의 통합 과정에 함께하지 않았다.

▲ 임성규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19일 서울지하철노조 해산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19일 서울지하철노조 해산식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 최병윤 서울교통공사노조 공동위원장이 19일 서울지하철노조 해산식에서 통합노조 출범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
▲ 서울지하철노조 역대 위원장들이 19일 해산식에 참석해 조합기를 흔들고 있다. ⓒ 성상영 기자 syseong@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