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SRT “논리로도 여론으로도 통합이 옳아”
KTX-SRT “논리로도 여론으로도 통합이 옳아”
  • 윤찬웅 기자
  • 승인 2018.03.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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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분의 2가 통합 찬성에 두 노선 분리 명분 없어
철도노조 등 ‘고속철도 하나로 운동본부’ 설립 및 투쟁 예고
▲ ⓒ 윤찬웅 기자 chanoi@laborplus.co.kr

전국철도노조(이하 철도노조)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고속철도 하나로 운동본부(가칭)’을 설립하고 한국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와 주식회사SR(이하 SR)의 통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철 철도노조 위원장은 29일 서울역 앞에서 “고속철도 분할의 가장 큰 논리는 ‘경쟁’이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서울역에서 우이동 가는 버스와 서대문 가는 버스가 서로 경쟁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며 “통합은 논리로서도 국민들 요구로서도 현재처럼 분리되어 운영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녹색교통운동의 14일 발표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정부의 고속철도 통합운영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66.2%로, 통합에 반대하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은 각 18.4%, 15.4%에 그쳤다. 또한 KTX 혹은 SRT를 주로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출발지나 도착지 근처에 기차역이 있기 때문이란 응답이 각 60.5%, 64.5%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노선의 경쟁 요인은 서비스나 요금보다도 역 위치에 따른 접근성이 결정적이란 것.

강 위원장은 철도공사 통합에 따라 첫째, SR에만 한정되었던 요금 혜택이 전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며, 둘째, 전주, 포항, 마산, 여수 등 전 국민 모두가 각지에서 수서발 노선을 탈 수 있게 될 것, 그리고 통합에 따른 이윤 확대를 통해 새마을과 무궁화 열차의 증편이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철도노조는 현재 철도공사가 고속철도가 만드는 이윤을 통해 무궁화, 새마을, 화물열차 등의 적자 노선을 운영하는 등 고속철도가 가지는 가치가 큰 만큼, 고속철도 통합이 이윤 증대에 따른 전체적인 철도 서비스 질 향상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회견에 참석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원래부터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 고속철도 노선을 분할해서 철도 공사 경영을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이런 상식적인 통합 약속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지난 겨울 촛불을 들었듯 다시 한번 국민의 뜻을 모아 ‘고속철도 하나로 운동’을 국민들과 함께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한 오영식 철도공사 사장은 취임 첫 과제로 SR과의 통합을 꼽고 중복투자 비용 축소를 통한 효율성 강화를 천명한 바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올 상반기 중 용역 평가를 통해 통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오 사장의 통합 의지가 관철될지는 불투명한 상태.

철도노조는 SR 분리에 따라 연간 260억의 중복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역시 “분리된 SR과 철도공사를 통합하여 중복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완성하는 길”이라며 “철도 공공성을 확대하고 대륙철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날 ‘고속철도 하나로 운동본부’의 대국민 서명운동 추진을 위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KTX민영화저지 범대위 등 시민단체들이 모여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 밝혔다. 이 회의 자리에서 단체 명칭 확정 및 구체적 계획 수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